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틸 라이프 Jun 05. 2020

조커

act, actor, action


은 영화를 극장에서 두 번 본 것은 조커가 유일하다. 처음은 충격이었다. 히스 레저를 넘어선 조커의 탄생과 마스터를 능가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마음을 들썩이게 했다. 단순한 악당을 지나 배트맨을 존재하게 하는 절대악으로 탄생 후 조커는 예술가로 진화한다. 우발적 첫 살인 후 본성이 깨어난 조커는  화장실에서 난데없는 춤을 춘다. 느리고 우아한 몸 선이 일렁이는 그 춤은 일종의 제의처럼 보인다. 고삐 풀린 살인을 가속하고 악의 질서를 세우고 제의의 형식을 하나하나 갖춘다.

호아킨의 연기는 뒤틀린 몸으로 인물 내면을 표현한 영화 <마스터(2012)>의  연장에 있고 연기는 움직임 (act)이고 배우는 몸을 도구로 표현하는 사람(actor)이라는 일깨움을 준다.
두 번째 영화보기는 그의 동선(action)만을 집중해 보기로 했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감탄할 만한 배우의 행위를 보여준다. 조커는 호아킨이 솔로로 열연하는 화려한 마임 쇼다. 주인공의 왜곡된 심리를 적나라하게 노출한 뒷모습 탈의와 머레이 쇼에 출연 전 무대 뒤 조커의 뒷모습은 살인 연대기의 서늘한 서막을 암시한다.

배우는 눈부신 레드카펫 위 드레스를 입은 인형이 아니다. 예술로서의 영화, 예술가로서의 배우는 창조적 행위가 동반되어야 한다. 호아킨은 작품을 형상화하는 도구의 쓰임새뿐 아니라 화면의 등장만으로 미장센이 이룩되는 몇 안 되는 배우(artist)로 불릴 만하다.

작가의 이전글 에덴장 여인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