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은 처음이라 도무지 어떻게 여행을 다니고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갈피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나도 여행책이나 가이드북을 한 번 이상은 읽고 왔어야 하나? 유명한 광장이나 건축물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모른 채 이렇게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것이 시간 낭비는 아닐까? 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이미 여행을 시작한 후라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그때부터도 나는 별 수 없이 그냥 지도를 보며 현지인들에게 묻고 묻거나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길이나 걸으며 각 도시마다 스스로 탐색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다시 그때의 그 고민들을 돌이켜보면 그렇게 무작정 탐색하며 돌아다닌 것이 내게는 훨씬 적합했고 더욱더 기억이 선명하게 남을 수 있던 이유였다. 비록 세 번의 여행을 마치기까지도 나는 다른 다른 여행자들에 비해 장소들의 이름이나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대신 그 도시만이 지닌 고유한 색깔이나 인상은 또렷하게 간직하고 있다.
누구나 시행착오는 있거나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 맞는 자기만의 여행 방법들을 찾고 익혀나갈 수 있다. 나 역시 나만의 여행 색깔을 찾기까지 많은 고민들을 거듭하고 많은 경험들을 해봐야 했음이 사실이나 분명한 것은 그것은 그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진부한 말 같지만 정말 여행에 정답이란 없다. 그 어떤 여행 서적이나 가이드북, 혹은 조언들도 누구에게도 완벽한 정석은 될 수 없으니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추구하는 바를 가지고 직접 손으로, 발로 써 내려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쓰여진 '나만의 정석'은 인생이라는 장기 여행에 있어서도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