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na Beer ?

by 김민지


Frankfurt의 호스텔로 돌아와 우연히 마주친 한국인 언니

나처럼 홀로 두 달간 유럽여행을 다니는데 오늘이 첫날이란다

내게 자신의 여행 일정을 말해주며 내 일정을 물을 때

'그렇지, 내일부터는 예약된 숙소조차 없지'

갑자기 매일매일을 불안해할 필요 없이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는 언니가 부러워졌다

도착한 날도 같고 돌아가는 날도 비슷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겪을 일들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잠시 이런 상념에 빠져있던 중

"안녕! 우리 이 앞에서 맥주 마실 건데 너네도 낄래?"

라며 어떤 이가 툭 말을 던졌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체크아웃해야 될 텐데. 그나저나 내일은 어디로 가야 되지.'

이런 생각도 잠시

언니와 짧게 눈빛 교환 후

"그래, 좋지!"


이게 그 유명한 독일 맥주라서인가

우리와 함께 건배를 외치는 이 유쾌한 스페인 친구들과 함께여서인가

유럽에서 마시는 첫 맥주 맛이 아주 일품이군 그래


그쪽에서 게임을 하나 제안했다

"종이를 접어서 모양을 만든 후 각각의 칸에 벌칙을 접고 한 명씩 쥐었다 펴는 거야"

어! 뭐야 그거 동서남북이잖아. 얘네도 그런 게 있다니 신기한데!



다 같이 벌칙을 써 내려간다

모국어로 자기 소개하기. 팔 굽혀 펴기 10번. 자기 나라 국가 부르기. 어떤 이상한 것 가져오기. 누군가에게 같이 술 한잔 하자고 요청하기. 두 번 원샷 들이키기. 누군가에게 뽀뽀하기

그리고 남은 한 칸을 무엇으로 채울까

내가 "자기 엉덩이로 이름 쓰기"를 말하자

"그게 뭐야?"라며 스페인 친구들이 천진난만하게 되물어

간단히 시범을 보여주었더니 재밌다며 바로 적잖아?

"이봐, 불쌍하게도 너희 이름은 알파벳이잖아. 엉덩이가 수고 좀 해야겠는걸"

벌칙에 걸린 이는 장난스레 투덜거리면서도 임무 완수!




커져가는 웃음소리와 함께 밤이 무르익어갔다

그리고 각자 내일의 또 다른 모험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작별인사를 하기 전

오스칼이 내 다이어리를 가져가더니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

그의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그가 하는 말,

"앞으로 네가 여행하는 동안 심장 뛰는 일이 가득하길 바라"





그가 그 말을 꺼내기 이전부터 이미 내 심장은 빠르고 힘차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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