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그녀에게

그녀는 도대체 왜 답이 없을까?

by 연두씨앗


어디서부터 멀어졌을까

기억을 더듬어봐도

또렷한 이유는 떠오르지 않는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부드러운 고양이 털을 매만지고 있을 그녀에게

나는 편지를 쓴다


이미 한번 끊긴 인연에게는

마음 주지 말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를 물어오더라도

조금의 남은 정도 주지 말자

흔들리지 않을 그녀에게

흔들리지 말라고 외쳐본다

그래야 나도 내 길을 갈 테니까

잘 지냈느냐

건강은 괜찮으냐

사는 게 바빴노라

뻔한 핑계를 대도

고개 돌리지 마라

내게 눈길조차 주지 마라


그대는 그냥 가던 길

가려던 길 그냥 가면 된다

어차피 추억이 되어버린 지나간 기억

찰나의 기쁨과 오랜 씁쓸함을 남기지 말고

묻을 건 가슴에 빨리 묻어버리자

오지 않는 답장을 애써 기다리지 말자

정신이 없었노라 하고

말아버리는 답장에는

냉기는 없으나 온기 또한 없다


그녀의 사정을 굳이 알려하지 말자

우리가 멀어진 이유

내가 내쳐진 이유 따위가 뭐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이미 끊어진 인연이라는 것


너무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더니

이미 끊어져버린 줄도 모르던

아무것도 아닌 인연이라는 것



답장 없는 연락처에는 연락하지 말자

애써 보낸 내 마음에

굳이 상처낼 일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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