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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Sep 18. 2023

[독서] 책 쓰는 책 /김경윤

읽기만 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고요?




세 사람이 벽돌을 쌓고 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니

첫 번째 사람은 벽돌을 쌓는다 대답했다.

두 번째 사람은 일당을 벌고 있다 대답했다.

세 번째 사람은 최고의 성당을 짓고 있다고 대답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세 명의 벽돌공의 마음 가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벽돌을 쌓는 이유와 목표를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작가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저자는 책을 쓰는 사람이다.

저자라는 말은 영어로는 '오서(author)'인데 여기는 권위를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권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나는 내 삶의 주인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삶의 주인이 되려면 자신이 쓰는 언어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네 가지의 언어방법 중에 듣기와 읽기는 수동적인 언어소통으로 외부에서 내부로 받아들이는 1차적 소통이다. 그에 비해 말하기와 쓰기는 내부에서 외부로 능동적으로 전달하는 2차적인 언어의 행위이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말하기와 쓰기의 행위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읽기와 듣기가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나는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 돈을 받아야 일을 하는 프로페셔널을 지향하지만, 나는 돈을 받지 않아도 글을 사랑하기 때문에 글을 쓰니 아마추어이기도 했다. 글쓰기 프로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글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아마추어이다.



준비하라! 집중하라! 증명하라!

글감을 준비해서 글에 집중하여 책을 통해 나를 증명하라~



<작가의 좋은 습관>

작가의 글쓰기에도 종류가 있다. 그럼 그중 나는 어떤 형에 해당되는가?

-직장형 작가 : 마치 직장에 출근하여 일을 하듯이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일정한 분량을 쓰는 작가 (대표적 무라카미 하루키)

 장점은 마감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가 있어 가장 안정적인 글쓰기라는 점이다.


-백수형 작가 : 평소에 놀듯이 공부하다가 책을 쓸 때 초인적으로 몰아서 쓰는 능력이 있다. 필이 꽂히면 1년에 몇 권이라도 생산할 수 있다.

 장점은 삶을 즐기며 시간부자로 살며, 공부도 하고 글도 쓴다. 다만 작가의 몸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책을 쓰는 것이 한없이 늦춰진다.


-연재형 작가 : 잡지나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아 책을 내는 작가. (대표적으로 장정일)

 연재는 강제성과 정기성이 있어 자칫 게을러질 수 있는 초보작가들에게 좋은 작업 방식이다.


- 강의형 작가 : 대학교수나 전문 강사의 전문지식을 풀어서 책으로 엮는 경우.  현장성과 재미가 있어 널리 읽힐 가능성이 높다. 책도 팔고 강의도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격이니 실용성도 높다. 다만 어느 정도 지명도가 높고 대중적인 인기가 있어야 유리하다.


-기획형 작가 : 출판사나 편집자와 함께 기획하고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글쓰기

 

-콜라보형 작가 : 타 작가의 역할 분담을 하고 공동으로 작업하는 게 익숙한 작가


-청년 백수는 그야말로 타임 '슈퍼리치'다 모두가 바쁘다고 동동거릴 때 한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몹시 '고귀한' 존재다. 시간이 많다는 건 삶의 스텝을 세밀하게 클로즈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수는 서두르지 않는다. 내공이 깊으니까. 백수도 서두르지 않는다. 시간이 많으니까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고미숙 저, 프런티어>


작가의 유형

 네 가지의 작가유형 중 나의 타입을 고르라면 바로 고를 수 있다. 나는 전형적인 백수형작가이다. 작가인 줄도 모르고, 글을 쓰는 사람인 줄도 모르게 그냥 살다가 내키면 쓴다. 책에 나왔듯이 나름 엄청난 에너지가 있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몰입과 속도를 내어 단숨에 끝내버린다. 대학 시절에는 원고지 70매 정도의 글을 3~4일에 몰아서 완성했다. 드라마 대본의 경우도 7일~10일에 단편을 써 내려갔다. 이게 좋은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럼 나쁜 것일까? 나만의 한 방식이었다. 최종적으로 결론을 나기 전까지 나는 글을 쓸 수 없다. 왜 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되기 위해서인지 마지막을 알아야 글을 쓸 수 있는 편이다. 생각하고 구상하고 뒤집어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마지막에 몰아서 쓴다. 사실 지금까지는 그런 방법이 잘 먹혔다. 기한에 놓친 적도 없고, 원고의 평은 최고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읽히는 정도였다. 다만 그런 글쓰기 습관이 몇 년간 글을 쌓아놓고 단 한 권의 책으로도 엮지 못하는 불상사를 만들어냈다. 매번 글감이 떠올라 시작을 하다가 끝을 내지 못하고 덮어버렸다. 한없이 늦춰지는 이유였다.


<티끌 모아봤자 그냥 티끌>


글이 모이면 그냥 글 더미가 될 뿐이다. 책은 글 더미가 아니다. 벽돌만 모은다고 집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글과 책은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농부가 한 해 농사를 망쳤다고 다음 해 농사를 포기하지 않듯이, 작가 또한 이번 책을 망쳤다고 다음 책 쓰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농사를 짓는 농부는 계절마다 다른 작물을 심는다. 봄에 심는 감자 같은 작물이 있고, 가을이 다가오면 심는 배추나 무같은 작물이 있으며, 겨울이 다 되어 심는 마늘이나 양파 같은 작물이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계절을 안다는 말이고, 언제 심어야 할지 언제 거둬야 할지 안다는 말이다. p.106


- 책을 쓰는 목적을 정해야 한다.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책을 써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나는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왜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언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나의 글의 원천은 어디였을까를 쭈욱 거슬러 올라가 봤다. 아주 어릴 때 나는 글을 썼는가? 언제쯤이었나?

 나의 첫 글쓰기는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로 나온 일기 쓰기였다. 처음엔 그림일기였고, 그다음은 글로만 이루어진 일기였다. 딱히 뛰어난 것도 없던 평범한 내가 그림을 조금 잘 그린다는 이유로 그림일기로 칭찬을 받았다. 다음 해에는 그림이 사라졌다. 하지만 내어준 숙제의 분량에 맞춰 꼬박꼬박 일기를 쓴 성실성이 인정받았다. 그렇게 매해 일기로 상을 받았다. 내가 가장 많이 받은 상은 '일기'에 대한 상이 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그나마 일기를 잘 쓰는 학생이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언니는 백일장에 나가면 시나 산문으로 뽑히기도 했다. 글을 잘 쓰는 언니에 비해 나는 그림을 잘 그렸다. 하지만 그림은 한계가 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더 이상 일기장을 검사하지 않았다. 나의 능력발휘의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일기는 이제 책상 서랍에서 혼자 쓰는 낙서장이 되었다. 가장 억울한 일을 적었다. 잊지 않기 위해 적었다. 가장 설레는 일을 적었다. 행복함을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일기는 그렇게 나에게 일상의 기록이었다. 왜 써야 하냐고 물어본다면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주 평범하고 하찮은 아이(?)도 잘 자라서 이런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나는 과연 자라서 성공할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혼자 고민하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잘할 수 있다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



<2단계 : 원고쓰기>


중요한 것부터 쓴다.

- 원고에는 유효기한이 있다. 대게 준비시간과 지필시간을 1:1이 적당하다.

책의 순서와 원고를 쓰는 순서는 다르다.

중요한 것부터 쓰는 습관

- 원고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꼭 써야하는 글, 쓰면 좋은 글,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글이 있다. 쓸모가 적은 글을 쓰느라고 시간을 다 보내버리면, 정작 중요한 부분을 쓸 때 기운이빠져 대충 성의없이 정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용두사미형 책쓰기이다.



초고는 3개월 안에 완성하라

"모든 초고는 똥이다"라고 헤밍웨이가 말했다고 한다. 초고를 편하게 쓰고, 이후 고쳐 쓰기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초고의 목표는 일단 자신이 계획한 내용과 분량을 채우는 것이다.


초고 : 초벌로 쓴 원고

퇴고 : 초고를 고치고 고쳐 씀

탈고 : 원고를 완성함

투고 :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보냄


퇴고는 많이 할수록 좋다. 오래 할수록 좋다. 간격을 두고 할수록 좋다.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3단계 : 원고넘기기>

출판사에 투고할 때 꼭 지켜야 할 점


동시에 많은 출판사에 투고하지 않는다

출간기획서를 성의 있게 작성하여 첨부한다

자기소개서를 간략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한다

투고할 만한 주 타킷 출판사를 선정한다

실패를 두려워 마라

기억할 것들..

<4단계 : 계약하기>

계약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라

편집자와 충분히 소통하라


<5단계: 책 출간 후>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하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라는 말이 아니고

계속 써야지 작가지


"나를 죽일 수 없는 것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작가는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작가는 언제나 책을 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작가는 지금 책을 쓰고 있는 사람이다.



책 쓰기 위해 읽는 책~

다시 한 번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얼마나 왔을까 궁금했는데...

나는 이제 절반을 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올해가 아니면 내년도 있으니 꾸준히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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