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ᴇᴘ. 1 글을 쓰는 목적

[오롯이 나를 위해 글을 쓴다]

by 달그림자

언제 맡아도 좋은 책 냄새..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을 잘 쓴다는 건 분명 타고난 것들도 있겠지만 (절대 내 얘기가 아니다) 인내와

끈기 성실함처럼 꾸준함을 요하기에 글을 쓴다는 건 인생의 중심을 잡기 위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활자와 친하게 지내는 게 일상의 루틴이 되어버린 난 이제 메모 한 줄이라도 쓰지 않으면

하루의 마무리가 어색할 정도다


글을 쓴다는 건 여러 의미를 가진다 우선 자의식 해체의 시간들과 누구에게 쉬이 말하고 놓아주지 못했던 슬픔이나 외로움 등의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그 안에서 자연스레 위로가 되고 위안을 얻는다 원래 온전한 기쁨과 온전한 슬픔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며 누군가에게 솔직함을 전하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던가


어떨 땐 허공에 떠있는 듯 부산스럽고 추상적이었던 생각들이 글을 쓰며 윤곽이 그려지니 생각과 마음 정리에도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결국 나 자신의 감정 해소와 나를 이해하기에 글을 쓰는 것만큼 좋은 대체재는 없다 생각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난 글을 쓰는 작가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창작의 고통은 뼈를 깎는 고통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세상에 고백한다는 건 누구보다 용감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건 나와의 싸움이다 물론 그럴만한 필력도 되지 않지만 혹 내가 유명한 작가였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저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오롯이 나를 위해서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기에 내 감정에 늘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지인들은 그곳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애초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지인들도 주변에 제법 있었다 종종 일에 관한 에피소드로 책을 내봐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전에는 굳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대단한 서사가 아니더라도 인생에 있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책 한 권쯤 출간해 보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버킷리스트에 그 목표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게 뭐라고, 기분이 좋고 그러네..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늘 그렇듯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소소함 속에

작지만 큰 위로를 받았던 경험들과 감정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망각하고 싶지 않아서다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 때문에 브런치를 신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이틀 만에 덜컥 합격이라는 이메일을 받으니 기분이 썩 좋아졌으며 작가라는 호칭이 꽤나 근사하게 느껴진다


아마 앞으로도 브런치라는 곳에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일부러 얘기하고 다니진 않을 거란 걸 안다

나의 목적의식은 그것이 아니기에

그저 좋아하는 걸 하고 싶을 뿐

이 시작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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