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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Dec 21. 2023

두돌아기와 후쿠오카 11/4-11/6. 2탄

노산일기


11/5 일

호텔 조식 포함이면 조식 묵고..

이토오카시 (7:00~12:00, 17:30-23:30)

일본식 정식셋트

근처에서 쇼핑하고(돈키호테 약 등)

10:00 호빵맨 가기(10:00-17:00)

오전에 한 번 뛰고~

나기노키 니시나카스본점 博多 なぎの木 西中洲本店

1:15 점심 예약

신슈소바무라타 (11:30-21:00)

텐푸라소바카츠동 셋트

저녁에 텐진 이동

야키니쿠 카구라(17:30-22:00)

5:30 예약하기. 고기 먹자.

긴샤리 야키니쿠호르몬

예약 도전하기

야키니쿠 스즈 やきにく寿々 야키니쿠

Batten ばってん

야식 왕교자(17:30-3:00)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 스케줄 시작-


11/5 토


아침일찍 눈은 떴으나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누워있었는데 도무지 잠에 다시 들지를 못했다. 아기는 밤에 어디가 아팠던 건지 내내 울어대서 마음이 아프고 불안하고 타지에서 진짜 응급실이라도 가게되는 것 아닌가 걱정으로 가득찼다. 안아서 둥기둥기했더니 품에서 겨우 잠드는 바람에 내가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는데 또 막상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진다. 아빠와 아기는 일어날줄을 몰라 기다리다 기다리다 주섬주섬 먼저 일어났다. 부시럭 소리에 그들도 눈을 뜬다.


숙소 근처에 하카타 멘타이쥬가 있어 한 번 가볼까 했더니 원래도 유명한데 방송의 힘까지 더해져 9시의 가게 앞 줄은 2시간은 대기해야 먹을 분위기였다.


가뿐히 포기해주고 두번째 옵션인 이토오카시로 향한다. 그곳도 5번째 정도로 줄을 서야해서 잠깐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온김에 먹어보자 싶어 줄을 서기로 했다. 날씨는 어제보다 더 덥다. 반팔의 차림에도 더운 11월의 날씨다.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평소 줄을 잘 서지 않는 탓에 기다림은 더 길게 느껴졌다. 겨우 자리가 나서 식당으로 들어간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은 것이 문제였는데 아기에게 뭐라도 먹이자 싶어 조식을 강행했다. 늦게 일어난게 문제라면 문제. 고등어 정식과 해산물돈부리를 선택했는데 고등어는 한국보다 맛이있는 것 같았으나 그 외의 음식들은 뭐 그냥 평범했다. 아기가 지루해하기에 얼른 그릇을 비우고 대망의 앙팡맨 뮤지엄으로 향한다.


어린 기억은 성인이 되어 사라진 것이지 아기 때는 아마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여기 왔던 것 기억나? 하니 난단다. 내부는 이전보다 더 사람이 많은 것 같았고 이전보다 돈이 들어가는 이벤트가 많아진 것이 이거 국제적으로 돈을 벌어보자 결심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망이 느껴졌다. 일례로 이전에는 그냥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념물이었는데 이젠 입장객을 줄을 세워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그 사진을 판매한다. 아기들이 혹할만한 풍선들도 파는데 그가격이 2-3만원이라 지갑 털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기는 입장 때부터 빨리 뛰쳐들어가고 싶어 땡깡을 부리고 안달이 났다. 마침 호빵맨 공연 시간이라 티켓팅을 하기도 전에 혼자 뛰어들어갈 기세였다.


역시 한 살 더 먹었다고 모든 곳을 체험할 수 있었고 얼굴에 기쁨이 떠날 줄 모르고 재미가 있어 보였다. 미끄럼틀 하나도 줄을 세워 차례차례 일렬로 들어가는 일본 아이들 사이에서 아기는 줄의 개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앞뒤로 밀치거나 혹은 안거나 혹은 막아놓은 줄을 뚫고 들어가거나 자유분방했다. 아기들부터 줄서는 연습을 배우는 것도 좋겠다 싶다.


한 시간 반 가량 에너지를 쏟고 두 번의 호빵맨 공연을 본 뒤 점심식사 예약시간이 다가와 밖을 나가기로 했다. 식당은 가까운데 그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면서 아기는 잠이 들어버렸다. 아기와 먹으려고 메뉴를 선택했는데. 더군다나 나는 정말 아침먹은게 아직 위에 가득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예약을 캔슬할 수 없어 식당으로 향한다.


미즈타키라는 후쿠오카 전통음식은 삼계탕보다 담백한 맛이었고 요리에 가까운 음식이어서 나쁘지 않은 메뉴였으나 배도 안 고프고 피로도 가득해서 그냥 대충 먹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일정에 맞춰서 여행하고 싶지 않은데 워낙 일본은 줄을 서는 곳이 많다보니 늘 기로에 서게 된다.


분명 아기가 신나게 놀았는데 내가 왜 이리 죽을 듯이 피곤한지 남편이 쇼핑하러 가자는데도 전혀 흥이 안났고 그 사이 잠이 깬 아기가 쇼핑을 방해하기 시작한 탓에 텐진까지 걸어갔다가 그냥 다시 숙소로 되돌아 가자 싶었다. 점심를 못 먹은 아기가 걱정되어 오는 길에 백화점 근처 카페에서 계란이 올라간 비싼 토스트를 사주었는데 흰자만 조금 먹고 다 뱉는다. 그래 너에게 카페가 웬말이냐 넌 그냥 편의점 삶은 계란이면 충분하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좀 쉬다가 아직도 꺼지지 않는 배를 움켜쥐고 또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배고파서 먹어야 하는데 아쉬워서 먹는다. 어제 먹었던 왕교자집의 만두와 맥주로 마무리하자 싶어 길을 걸어갔으나 아니 일요일은 휴무이다.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하고 남편은 별 좋지 않은 옵션들을 제시하며 정처없이 걷는다. 남편에게 선택권을 주는 일은 없어야겠다 싶다. 힘든 이튿날은 이렇게 진만 빼다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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