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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Aug 04. 2022

마미로의 근황일기

그냥 일기

0.

삼척으로 짧게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 있는 발전소에 근무하는 남편 회사 동료를 두 번이나 만났기에 가족여행인지 남편 술자리에 따라다닌 건지 약간 모호했지만 그래도 서울이 불바다일 때 최소 3-4도는 기온이 낮은, 심지어 아침엔 선선한 날씨와 바다가 통창으로 보이는 숙소, 방안의 월풀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런 여행도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매력이 있다 싶었다.

감기 걸렸는데도 수영을 너무 좋아라 하던 우리 아가. 개구리 헤엄은 본능에 장착해서 태어나는 거구나 싶었던 신기한 관찰.


1.

남편의 1박 2일 출장으로 자유시간을 얻었다. 우연한 기회가 겹쳐져서 얼집 같은 반 아이들, 아이들의 엄마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집에 누구를 들이는 것을 딱히 편해하지 않는 나라 세 명의 아이와 세 명의 성인이 좁은 거실에 모여 앉은 상황이 조금 낯설었다. 우크라이나 엄마와는 그 사이 여러 번 만났기에 좀 진지한 얘기가 오갔다.

세상 모두가 반대하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얘기에, 단순한 나는 한 살이 많은 그 아이와 같이 학교를 다녀도 되겠구나 생각하며 신이 났더랬다. 그런데 그 엄마는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고 한다. 아이가 척추장애가 있어 걷는 것은 계속 재활을 하면 언젠가는 걸을 수 있다고 하는데 배변 활동은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그런 이유로 일반 학교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래저래 도움을 주고 싶은데 나도 애 키우는 것이 처음이다보니 아는 것이 정말 없어 안타깝다.


2.

공모전은 탈락했다. 다른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알듯말듯 정확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아쉽기는 하다. 공을 적게 들였으니 당연한 결과일텐데 사람 욕심이 끝도 없다. 마음을 다 잡고 다른 공모전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탈락작품은 이제 세상에 공개해도 되겠지. 그래도 동생이 정성스럽게 작업한 건데 생각할 때마다 아쉽다. (서울의 공원 지도를 그려놓은 돗자리+쿨링백 입니다)


3.

이제 아이는 어른 밥을 먹으려고 하고 어제부터는 어떻게든 버티다가 12시가 넘어야 겨우 잠에 든다. 너는 그러고 낮에 자도 되지만 엄마는 벌려놓은 일들이 많단 말이다. 낮에 커피를 내리 마셨더니 카페인 때문인지 오늘도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

그림책 번역 수업을 신청했는데 수강생 미달로 인원 모집 기간을 2주 더 연장한다고 한다. 의욕에 가득찼는데 뭔가 시작도 전에 김이 새는 느낌이다.


4.

그림책 2탄은 주제는 잡아두었는데 그림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아이패드로 그리겠다고 아이패드 사용법을 익히다가 이런 저런 일들로 중단되어 버렸다. 그냥 2탄도 손으로 그릴까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니 시작이 어렵다.


근황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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