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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레오 Jul 06. 2018

아이들을 위해서 "노오력"하고 있나요?

[사회복지사 문선종의 '아빠공부'] UN아동권리협약 읽어주는 아빠

UN아동권리협약 제4조 아동 이익 최우선의 원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UN아동권리협약 포스터

「노오력」은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로 사회가 혼란하니 노력 가지고는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풍자한 말로 오픈사전에 등재되어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너희들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우리는 "노오력"하고 있는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UN아동권리협약 제4조 국가의 책임입니다. 이것을 논하기 전에 제 자신도 함께 반성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있잖아요. 가정은 한 국가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단위인데 가장인 저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야 국가에게 역할을 주장할 자격이 되겠지요?

병원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낸 첫째, 모두 부덕한 나의 탓이다. ⓒ문선종

저는 안전한 주거환경을 만들지 못해 올해 1월 '안전불감증'이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소독한답시고, 뜨거운 물 담아 올려 두었던 물병이 쏟기면서 화상을 입게 만들었죠. 병원에 입원해서 어른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일에 소홀한 사례들을 수 없이 접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의 안전,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생존권은 아동의 적절한 수준의 생활을 누릴 권리입니다. 주거와 환경, 영양상태, 보건의료 등 아동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권리입니다.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녹색 어머니회가 없어도 아이들이 안전한 스쿨존을 만들 수는 없는걸까? ⓒ문선종

2015년부터 제가 일하고 있는 마을에서 "스쿨존을 지켜주세요"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에 불법 주정차 근절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스쿨존 교통사고는 1971건, 그중 사고로 26명이 사망했고, 205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아동의 생존권을 위해서는 누구 하나라도 사고를 당하지 않는 스쿨존을 만들기 위해 정책과 제도, 시스템의 정비를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합니다.  


저는 담배를 10년 정도 피웠습니다.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첫째를 낳고, 한동안 담배를 끊지 못했지요. 그래서 낮잠을 자는 틈을 타거나 차에 혼자 놔두고 담배를 피웠습니다. 이는 아동방임이었으며 간접흡연으로 유해한 환경에 노출시킨 것이죠. 아동 보호권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차별, 폭력, 고문, 징집, 과도한 노동, 약물 및 성폭력 등 해로운 것들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아동의 보호권을 지켜주지 못한 가장 가슴 아픈 일이었죠. 그리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은 갈수록 끔찍해지고 있습니다.

재난상황에서 아동의 신병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문선종

아동 보호권에 있어서는 국가의 역할과 책임은 지대합니다. 작년 지진을 겪으면서 재난 관련 공부를 하던 중 개발도상국가일수록 재난 상황에서 아동 매매가 성행한다는 자료를 찾았습니다. 개도국일수록 출생신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에 아동보호체계가 없는 국가일수록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동의 보호를 위해 어떤 시스템과 체계를 갖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몰래라도 더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문선종

지난 5월에 쓴 칼럼 「그림 잘 그린다고, 미술학원? 난 반댈세」에서 미술학원에 보내달라는 서율이를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미술활동을 하면 된다고 했지만 요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죠. 아동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일에 의견을 말하고, 표현하고, 존중받을 권리(참여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도덕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모든 것'의 의미는 공식적, 비공식적인 모든 놀이와 여가, 문화활동을 누려야 하고,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국가와 이름을 가질 권리(발달권)를 말하죠. 하지만 "6살짜리가 뭘 안다고 그래." 라며 아이의 의견을 늘 무시하기 일수였습니다. 가장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어린이재단에서는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을 통해 주요 선거 때마다 투표권이 없는 아동의 의견을 공약으로 모아 후보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문선종

최근 아동 참정권이 이슈입니다. 사실 위의 모든 아동권리 실현에 있어서 국가가 그 역할과 노력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동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아동'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아동' 이기 때문이죠.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대한민국은 18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저출산·고령화, 경제적 구조 등의 변화로 아동 참정권 보장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국가가 "노오력"을 다하도록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보자! 그러면서 우리도 성장할 것이다. ⓒ문선종

이번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유권자로서의 후회 없는 선택을 했을까요? '아동 친화적'인 공약들로 '노오력'하는 사람을 잘 뽑으셨나요? 베이비 뉴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아동정책을 정책 퍼즐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동네에서 Watch-Dog(감시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뽑은 그들이 아동의 권리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가' 안에서 아이들이 열매를 맺기 위해 견고한 뿌리를 만드는 일!! 우리의 삶 속에서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입사해 포항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를 수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이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활 동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며 아이들을 돌봤다. 그리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된 그는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마을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현장에서 녹여내는 지역사회활동가이기도 하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 유쾌한 모험을 기대해 볼 만한 아빠 유망주!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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