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시공간의 이동처럼 확장된다.
한 공간에는 그 공간만의 규칙이
작동하고, 다른 공간에는
전혀 다른 질서가 자리 잡는다.
지구라는 무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그 확장은
결국 각자의 역량이
감당해야 할 문제일 뿐이다.
나를 살게 했던 연결은
이미 사라졌다.
희미하게 남아 있던 전선은
끊어지기 직전까지 갔고,
지금은 테이프로
임시 봉합된 상태로만 유지된다.
관계는 언제나
연약한 전기선 같아서,
한 번 끊어지면
전류는 다시 흐르지 않는다.
확장된 세계 안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지배 코드가 숨어 있다.
그 코드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를 평가하고,
분류하고, 통제한다.
나는 그 구조 속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고,
지금에서야 겨우 글감으로
환원할 수 있을 뿐이다.
세계는 늘어나며,
나는 마치 투명한
실험체처럼 그 안에서
반응을 기록한다.
세계의 확장은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 고통조차
분석의 대상으로 남는다.
표본을 해부하듯 들여다보면,
세계는 차갑게 흥미로운
구조로 드러난다.
그것이 내가 여전히
이 확장을 관찰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