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favorite things 02
너는 밤공기를 좋아한다.
나는 잠들기 전 침대 맡에 앉아 창문을 조금 열고 밤공기를 쐬면서 책을 읽는다. 그러면 너는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와 고개를 들고 킁킁 밤냄새를 맡는다.
열린 창문으로 서늘한 밤공기와 함께 인간사회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소음이 가까이에서, 때론 멀리서 들려오면 너는 두 귀를 앞으로 돌렸다 뒤로 돌렸다 마징가가 되었다가 하며 밤을 타고 괴괴히 메아리치는 창문 밖 세상의 공간감을 듣는다.
열린 창문을 향해 한참을 킁킁거리고 쫑긋거리던 너는 어느새인가 침대 위로 올라 푸근하게 엎어져 예의 그 낮은 울림으로 그릉그릉 거린다.
찹찹한 밤공기 속, 호박색 스탠드를 켜두고 앉아 책 한 페이지를 읽고 잠시 너를 바라보고 또 책장을 넘기고 하다 보면 조용히 밤은 무르익어 가고, 밤이 깊어 갈수록 잠의 세계와 현실세계, 그 어디쯤에서 울리는 너의 고르릉 소리도 점점 작아진다. 나는 네가 추울까 창문을 조심스레 닫는다.
닫힌 창문으로 안 쪽으로 네가 하루종일 듣고 있었을 580sqft의 좁은 공간만이 먹먹하게 메아리친다.
그리고 내 늙은 고양이는 코를 골기 시작한다.
너는 밤공기를 좋아한다.
나는 너와 함께 밤공기 냄새를 맡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