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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고양이 한 살, 인간나이로 15세
고양이 두 살, 인간나이로 24세
고양이 다섯 살, 인간나이로 36세
고양이 일곱 살, 인간나이로 44세
고양이 아홉 살, 인간나이로 52세
고양이 열한 살, 인간나이로 60세
고양이 열세 살, 인간나이로 68세
고양이 열네 살, 인간나이로 72세


안녕? 칠순을 향해가는 내 늙은 아이야.
마흔을 향해가는 너의 인간이란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내가 훨씬 나이가 많았었는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이젠 네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졌네.

한창 피어날 때는 신경도 잘 안 쓰다가
네가 나보다 늙고 나서야 이렇게 너에 대한 일기를 쓴다.

나는 너무 빨리 자라난 네가 서서히 퇴화하는 과정을 보고 있어.

다리는 약해지고 잠은 조금씩 늘어나는 너. 그 많던 장난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시큰둥이 조금씩 많아지는 너. 어느덧 노는 것보다 빗질을 더 좋아하게 된 너. 잘 때 코를 골기 시작한 너. 침대 위로 뛰어오르는 것을 조금씩 망설이기 시작하는 너. 가끔가다 엉덩이에 오줌을 묻히게 된 너. 다이어트 사료에서 노령묘 사료로 식단이 바뀐 너.

여전히, 언제까지나 나에게는 아기 고양이인 칠순의 너.

너와 함께 인생을 공유해서, 너의 남은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나는 고맙고 자랑스럽고 행복하고 미안해.

언제나 행복한 나의 아이로 계속 남아주기를,
너의 인간이.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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