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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Dec 30. 2020

당신은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나요?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그리고 <오늘부터의 세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그리고  책 <오늘부터의 세계> 에 대한 리뷰.


프롤로그


낡고 오래된 건물이 보인다. 사람의 자취가 남아 있지 않은 폐허 속에 나이 많은 한 남자가 서 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애튼버러.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이며 수많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사람. 그는 1926년 생으로 2020년 만 94세가 되었다. 할아버지가 된 이 나이 많은 남자는 자신이 일생동안 지켜본 지구 생태계의 변화, 지구가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는 모습을 증언하러 이 자리에 나왔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지난 100년의 이야기


안정적인 기후를 기반으로  문명의 발전을 이룬 인류. 지난 100년은 인류가 이룬 발전의 역사이자 자연의 쇠퇴에 대한 역사이다.


1954년.

세계 인구 2.7억 명

 대기 중 탄소 함유량 310ppm

 미개척지 64%


어디를 가건 미개척지가 있었고 그는 이 미개척지를 찾아다니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아냈다. 자기 인생 최고의 시기라고 그는 말한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기술이 급속도록 발전했고,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무엇도 우리의 발전을 막을 수 없었다.


1960년.

세계 인구 3.0억 명

대기 중 탄소 함유량 315ppm

미개척지 62%

 

동아프리카의  '끝없는 평원' 세렝게티. 수천 마리의 짐승 무리를 마주하다가도 하룻밤 새 그 짐승들을 삼켜버리는 끝없는 평원. 사람들은 그 당시 세렝게티가 끝없이 넓다는 생각을 했다.

1960년대 베른하르트 그르치메크라는 사람은 아들과 함께 경비행기를 타고 평원을 이동하는 짐승 무리를 뒤쫓았다. 그리고  짐승 무리가 살려면 광활한 평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연은 유한했고 보호가 필요했다. 


1968년 12월. 아폴론 우주선이 발사됐고 우리는 지구가 무한한 공간이 아니라는 근원적인 진리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다.


1978년.

세계 인구 4.3억 명

대기 중 탄소 함유량 335ppm

미개척지 55%


70년대 후반 그는 세계를 돌며 생명의 진화와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지구의 삶>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리고 밀렵꾼들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마운틴고릴라를 통해 어린 시절 채석장에서 봤던 멸종이란 과정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70년대는 마운틴고릴라뿐 아니라 무분별한 고래 학살로 고래들의 개체수도 급감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사람들이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결국 고래잡이는 법으로 금지되었고 사람들 사이에 자연을 보호하자는 의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1997년.

세계 인구 5.9억 명

대기 중 탄소 함유량 360ppm

미개척지 46%


90년대 무분별한 어업으로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산호는 하얗게 변해버렸고 전문가들은 바다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이야기했다. 200년간 석탄과 기름을 때며 발생시킨 탄소 배출량은 살아있는 유기체를 수백만 년간 태워야 나올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90년대까지 지구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던 바다가 황폐해지면서 지구가 균형을 잃기 시작했다.


2020년.

세계 인구 7.8억 명 

대기 중 탄소 함유량 415ppm

미개척지 35%


앞으로 100년의 이야기


우리가  지난 100년의 역사를 답습한다면, 2030년이 되면 북극의 여름에는 얼음이 없을 것이고  2040년이 되면 북극 동토의 땅이 녹으며 메탄이 방출될 것이다.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키게 된다.


2050년이 되면 바다의 온도가 꾸준히 올라 세계 전역의 산호초가 죽고 어류의 개체수는 급감할 것이며,

2080년대에 들어  토양이 고갈되면 전 세계는 식량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2100년이 되면 지구의 온도는 지금보다 4도 더 상승할 것이고 수백만 명이 살 곳을 잃게 된다. 결국 우리는 앞으로 100년 안에 6번째 대멸종을 겪게 된다.


지금 우리의 이야기


1971년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농경이 시작되기 전 자연 속에서 살던 원주민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소규모로 살았고 많은걸 소유하지 않았다. 고기는 거의 먹지 않았고 자연 안에서 회생하는 자원만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이들의 삶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지속 가능한 을 엿볼 수 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앞으로의 100년을 바꾸기 위해 세계를 다시 야생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래는 영상 속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미래 어느 시점이 오면 인구수가 최고점을 찍을 것이다. 그 시기를 앞당길수록 좋다. 누구나 평등하게 의료서비스를 받고 아이들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받을수록 적은 인구에서 인구 고점을 찍을 수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자연의 영구적 에너지, 태양, 물, 지열, 바람을 사용해야 한다. 모로코의 경우 이미 태양에너지를 통해 전체 가정의 40%에 해당되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건강한 바다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보호가 필요하다. 팔라우는 어획량이 줄어들자 어업 금지구역을 늘렸다. 결과적으로 어류의 개체수가 증가했고 어업이 가능한 지역으로 물고기들이 이동하며 어획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연해의 1/3 이상을 어획금지구역으로 지정하면 인류가 영원히 먹고 남을 어류자원이 확보된다고 한다.


농업에 사용되는 면적을 줄여야 하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 식단의 변화 를 가져오는 것이다. 자연에서 육식동물이 드문 이유는 그 한 마리를 위해 다른 동물 100마리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채식 비중을 늘린다면 지금 쓰는 땅의 절반만으로도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전 지구적으로 숲이 되살아나면 대기 중 탄소의 2/3까지 흡수 가능하다. 원형에 가깝고 다양성이 풍부한 숲일수록 대기에서 탄소를 흡수하는데 효과적이다.


우리가 자연을 보살피면
 자연도 우리를 보살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종은 맹목적인 성장을 중단해야 합니다.
.


그리고 책, <오늘부터의 세계>


이 다큐멘터리를 보며 함께 읽어볼 만한 책으로  <오늘부터의 세계>를 추천한다.


<오늘부터의 세계>는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묻고 답한 책이다. 인류의 위기가 무엇으로부터 왔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 와 같은,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파괴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한다.

 2014년 인터뷰에서 리프킨은 기후변화로 지구의 물순환이 바뀌고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면서 인간의 문명이 빈번한 재앙을 맞을 것이라 경고했다. 반다나 시바 역시 2017년 인터뷰에서 지구 생물의 3분의 1이 사라진 오늘, 인간은 지구의 몸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권력에 상관없이 평등한 고통을 경험하는 지독한 시간을 겪을 수 있음을 알렸다.


이 책에서는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된 이유는 물순환 교란으로 인해 생태계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이 지구에 남은 마지막 야생의 터를 무분별하게 파괴하며 아생 동물들의 이주가 시작되었고 서식지가 파괴된 야생동물들이 인간 곁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바이러스 또한 동물의 몸에 올라타서 이동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2020년 코로나19 이다.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했다.


이 상황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는, 인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다.

인류는 자연과 분리되기를 바랐습니다. 우리는 성찰해야 합니다. 어떻게 다시 자연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을까. 인류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에요. 자연의 일부입니다. 바이러스의 도전과 마주한 지금 자연은 우리에게 각성하라고 호통칩니다.

코로나19 시대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웃과 함께, 자연과 함께 공존을 모색해야 안녕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큰 타격을 입은 우리 문명이 더 골 깊은 불평등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방법을 찾고자 한 결과가 <오늘부터의 세계>이다.


나 또한 아주 평범한 교육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교육받았지만 한 번도 자연을 생각하며 행동한 적이 없는 것 같다. 편하고 싸고 빠를 것. 그것이 내가 건을 소비하는 방법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다양한 책과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2020년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포스터 속 소리 없는 외침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뒤흔드는 아우성이 되어 다가온 한 해였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우리가 당장 변화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는 그중에서도 호소력이 짙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자연의 파괴를 모두 지켜본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멸종만큼 중요한 다른 쟁점들은 무엇인가?
무엇이 중요한데?
그 어떤 의제도 기후변화를 넘어 최우선의 가치를 갖지 않는다.


에필로그


다큐멘터리 초반, 애튼버러가 서 있던 곳은 한 때 5만 명의 사람들이 살았던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로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며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체르노빌은 인간의 나쁜 계획과 인적오류의 결과물이라고 데이비드 튼버러는 말한. 몇십 년이 지나 인간이 떠난 자리에는 식물과 동물이 자리를 잡았다. 자연은 스스로 회복할 것이고, 떠나는 건 인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체르노빌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행한 잘못과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94세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그의 흔들림없이 강인한 눈빛이 인상깊었다. 다큐멘터리를 보며 개인적으로 큰 울림이 있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감정을 함께 나누길 바란다.


우리는 자연과 균형을 이루는 삶을 찾아야 합니다.
 이건 우리의 지구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를 구하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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