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요 Mar 22. 2021

[AFRO 인터뷰]#1 "되는대로 살아보고 싶어요."

앞으로 나아가는 자, 신가영과의 인터뷰

지구는 둥그니까, 우리는 만났다.

"앞으로" 나아가는 자들과의 인터뷰,

AFRO




앞으로 나아가는 자, 신가영


PC방에서 게임 대신 과제와 공모전을 하느라 밤을 새우던 그를 기억한다.

그가 늦은 밤과 이른 새벽의 편의점에서 마시던 우유 개수를 헤아려본다.


그는 외향적이나 내향적이다.

문과지만 이과적인 면이 있다.

계획적이나 오늘을 살아내서 스스로도 무엇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배우길 좋아하고 움직이길 좋아한다. 

언제까지 그녀는 배움에서 재미를 느끼는 학생으로 살아갈까?

그 기간을 요청할 수 있다면, 그가 영원한 학생으로 재미를 추구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광고기획자로 일을 하지만, 조만간에는 개발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스튜디오를 차려서 춤을 추고 있을 수도 있겠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들 앞에서, 배움의 재미를 좇아가는 그를 함께 만나보자.






들어가면서


곽 : 본인을 뭐라고 소개하고 싶은가?

신 : 첫 질문부터 어렵다. 그냥 소개해도 될까? 27살 신가영입니다.

곽 : 인터뷰를 신청해준 이유는 역시 나와의 데이트를 위해서인가?

신 : 그럼요. 그럼요. (웃음) 사실은, 나에 대해서 무엇을 궁금해할지 알고 싶어서 신청했다.





그녀와 함께 춤을


곽 :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는데, 춤의 매력에 대해 알려달라.

신 : 춤을 출 때는 잡생각이 안 난다.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할 수 있다.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의 나는 차분한 구석도 있고, 생각에 잠기는 둥 침울한 구석도 있다. 그런데, 춤을 출 때는 외향적이게 된다.


곽 : 스스로를 비(非)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나? 의외다.

신 : 원래 소심한 성격이었다. 춤을 추게 되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여러 가지 관심을 받으면서 성격이 점차 외향적이게 되었다. 어린 시절에는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서 '나는 춤추는 사람'이라는 걸 일부러 더 알리고 다니기도 했다. 춤을 춘다는 거에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더라. 지금은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자제한다.

곽: 춤이라는 게, 혼자 출 수도 있지만 같이 출 수도 있지 않은가. 어떤 차이가 있고, 뭘 더 선호하나?

신 : 혼자 여행을 가는 것과 같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비교할 수 있다. 그룹으로 춤을 추게 되면, 선택할 게 많다. 어떤 춤을 출지, 어떤 옷을 입을지 …. 나는 오늘 케이팝을 하고 싶지 않은데, 다른 팀원들이 케이팝을 원한다면 그걸 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포기를 해야 한다. 대신, 혼자 춤을 출 때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신난다.


나는 몇 명하고만 같이 추기보다는, 최대한 다양한 팀을 왔다 갔다 하는 걸 선호한다. 팀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한 곳에서만 춤을 추면 그 스타일로 몸이 굳는다. 다양한 팀에서 여러 사람들과 춤을 추다 보면, 자유롭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도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곽 :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장점인가?

신 : 일단 재밌다. 춤을 추며 만나는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다. 웃긴 건,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러 가서 난 박수만 친다. 이게 바로 내향형 인간이다.


곽 : 계속 본인을 내향형 인간임을 강조하는데 믿기질 않는다. 내향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신 : 최근에 MBTI를 다시 해봤다. 저번 결과는 E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I로 바껴있더라. 그런고로, 내향형이 확실한 것 같다. 내향과 외향의 비율이 반반 있는 사람이라고 하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재미.


곽 : 최근에 배우고 싶은 건 없나? 난 운전을 배울 예정이다.

신 : 운전을 배우고는 싶은데, 나는 술도 좋아하고 기계를 다루는 것도 무서워해서 운전은 못할 것 같다. 대학시절, 계절 학기로 드론을 배웠었다. 다른 사람들은 잘만 다루는데, 나 혼자만 손을 벌벌 떨었다. 내 손에 삼천만 원짜리가 들려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서웠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니까 여기저기 차를 끌고 다니지도 못할 것 같고.


곽 : 배우고 싶은데 못할 것 같은 거 말고, 배우고 싶고 배울 예정인 게 있을까?

신 : 코딩. 코딩이 배우고 싶다. 내가 문과라서 이과적 사고가 없을 줄 알았는데, 배워보니 너무 재밌다. 학부시절에 들었던 컴퓨터공학과 강의도 재미있었고, 전에 앱 서비스 기획에서 일을 할 때도 그 과정이 되게 좋았다. 코딩이라는 게, 내가 하는 대로 시각화가 된다. 결과물이 바로 보이는 게 매력적이다. 만약, 타업종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면 이 쪽 일을 도전해볼까 싶을 정도로.


ⓒPhoto by Chris Ried on Unsplash


곽 : 학부 시절에 함께 코딩을 배우자고 권유했던 게 기억난다. 그 당시에는 초등학생도 필수로 배우는, 미래에 필수적인 기술을 모르면 안 되지 않겠냐면서 꼬셨던 걸로 기억난다. 

신 : 맞다. 광고 직무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냥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코딩 자체에 매력을 느낀 셈이다. 사람들은 화면에 줄지어서 나오는 알 수 없는 영어와 기호들로 어려워하지만, 사실 한 시간만 집중해서 배워보면 영단어 외우는 것보다 쉽다. 

곽 : 난 그래도 안 배우고 싶다. 차라리 영단어를 외우겠다. (웃음) 최근에도 공부를 하는가?

신 : 그렇다.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다. 기초지만.


곽 : 혹시 커리어와 관련 없는 배우고 싶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

신 : 커리어 말고? 예시를 들어달라.


ruhatenizo 인스타그램

곽 : 음, 비평문 쓰기? 이건 커리어와 관련 있어 보인다. 어렵다. (웃음) 제빵이나 요가가 있다.

신 : 그렇다면, 클라이밍! 극한으로 몸을 써보고 싶다. 인스타 추천 게시물에 한 여자분이 클라이밍 하는 영상이 떠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멋졌다. '저 돌을 잡고, 저기에 발을 딛겠지'했는데, 다리를 스윙하더니, 90도가 넘는 각도로 올려서 생각하기에 말도 안 되는 루트로 정상을 향해 갔다. 근력이 대단했다.


곽 : 춤도 그렇고, 몸 쓰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관심사를 더 알고 싶다. 인스타로 주로 무얼 보는가?

신 : 보통은 댄서. 제일 최근에 팔로우한 사람은 '루하테니조'이다. 이름이 독특해서 클래스 갔을 때 물어봤었는데, 별 뜻 없이 지었다고 해서 유쾌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영어도 많이 쓰고 춤도 외국 스타일이어서 해외파인가 싶었는데, 토종 한국인이라 해서 귀여웠다. 그리고 크린토피아처럼 생겼다. 크린토피아 모델로 딱인데, 현재 모델이 차은우라 그 벽을 깨지 못하는 중이라고 한다. (웃음)



곽 : 올해 취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공냥공냥'을 진행 중인 걸로 안다.

신 : 사실, 취직하기 전에 포트폴리오 쌓고자 했던 것이다. 원래도 고양이 관련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했던 차에, 친구가 함께 펀딩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었다. 여러모로 이득인 것 같아서 참여했는데, 그 차에 바로 취직이 되어서 참여를 못하고 있다. 나를 제외한 친구들이 열심히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려고 한다. 특히 홍보 쪽. 참여를 못해서 많이 아쉽다.


공냥공냥 인스타그램


곽 : 할 줄 아는 게 참 많다. 현재는 광고 기획을 하고 있지만, 디자인도 할 줄 알고 해커톤에서 상도 받지 않았는가. 그중 제일 재밌는 건 뭔가?

신 : 음…, 고민된다. 최근에는 이벤트 페이지 기획하는 게 제일 재밌다. 정보를 구성하는 그 과정이 매력적이다. 해커톤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해커톤은 서비스 기획이긴 했지만, 페이지 기획이 더 좋다. 서비스는 수익 구조와 마케팅적 관점 등의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해서 머리가 좀 아팠던 반면, 페이지 기획은 '정보 구성'이라는 한 가지에 집중해서 (서비스 기획) 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어서 재밌다. 


예를 들어보자. 이벤트 페이지에 영상을 하나 올려야 하는데 그 목적이 '유튜브 콘텐츠 조회수 높이기'라면, 페이지 내에 어떻게 영상을 삽입해야 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유튜브 조회수가 올라가도록 연동시키려면 크롤링 말고 아이프레임으로 삽입하는 게 좋다던가 하는 거다. 목적에 따른 다양한 솔루션을 고민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낀다. 또한, 페이지 기획은 디자인과 개발, 그리고 기획. 가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단일로 되는 업무가 없다. 그게 재미있다.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건 즐겁다. 


곽 : 곧 정규직이 된다. 계약직 인턴의 마음과 현재의 마음은 어떻게 다른가? 

신 : 인턴은 돈 준 만큼 하자는 마인드가 강하고, 정규직은 (경례를 하며) 충성 충성! 아직은 정규직이 아니라 충성 충성은 아니다. 정규직 전환이라고 해놓고 팽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 정규직이 된다면 충성 충성합니다. (웃음)


곽 :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신 :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다. 신중하게 한 일주일은 고민해봐야겠는데…. 답은 메일로 보내도 될까? (웃음) 나는 내향형이라서. 지금껏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지만, 항상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는 오늘을 열심히 살자는 주의가 되었다. 내가 설계를 안 하니까, 나 스스로도 뭐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흥미롭고 재밌다. 미래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도 광고를 하고 싶어서 광고를 온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AFRO MUSEUM (앞으로 박물관)*

작품명 : 그녀와 함께 춤을 (Dancing with GaYoung)

작가 노트  : 차분함을 베이스로 전체를 조망하며 일의 진행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그지만, 신나는 춤은 멈출 수 없어요!



*AFRO MUSEUM(으로 박물관)은 인터뷰어가 인터뷰이를 만난 후, 생각나는 이미지를 그려 전시합니다.









 <AFRO>는 비정기 발행물로, 앞으로 나아가는 자들과의 인터뷰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앞으로" 나아가는 자들과의 인터뷰, AFR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