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퇴사, 그리고 다음은..?

4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잠깐'의 휴식기 (아마도..)

by 목화


약 4년을 보낸 나의 책상

2번의 계약직을 거쳐 처음 정규직으로 다니게 된 첫 회사. 입사당시, 1-2년 다니고 이직하겠지 했던 생각이 무색하게 3년 8개월을 꽉 채워 다니고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스타트업 특성상 팀원과 마주하며 긴밀하게 일하는 환경, 그리고 주도성만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사람과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저에게 잘 맞았기에 계속 근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퇴사의 이유는 사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며 자의반 타의반의 퇴사...였지만 3년차가 되며, 계속 똑같은 환경에서 관성적으로 일하고 있는 것 같아 이직을 고려하고 있었기에 다음 성장을 위한 기간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지금의 공백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퇴사를 하고 들었던 생각은 (아직 서류상 재직중이지만)

1. 내가 회사에서 뭘 해왔지?
2. 이제 앞으로 뭘 해야지?

이 두가지 였어요.


포트폴리오를 위해 정리해오던 정량적 지표가 아닌,

나 자신이 어떤 경험과 성장을 했는지 기록하지 못한게 큰 후회가 됐답니다..


프로젝트 지표를 기록하던 노션



그래서 프로젝트 단이 아닌, 내가 해온 경험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해요.




내가 해온 경험들

프로덕트 디자인부터, 프로덕트 매니징까지


• 3개의 신규 앱 런칭 및 운영

• 1개의 미국향 서비스 런칭

• 디자인 시스템 정립 (디자인 토큰화, 피그마 라이브러리 제작)

• SQL, Bigquery 학습

• Amplitude, Grafana 대시보드 생성/관리

• 유저 인터뷰 및 UT, 프로토타입 테스트

• 기획-개발-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징 및 성과관리

• AI 챗서비스 앱 런칭

• AI 이미지 생성(comfy ui, novel ai, grok)

...

image.png 디자이너이자 PM이자 마케터였던 기간들..

한 회사에서 4년간 한 일들 치고는 다양하죠? 피봇도 여러번이라 앱 런칭도 3개나 하고.

프로덕트 디자이너지만, 1명이 PM, 기획, 디자인을 모두 맡아서 하는 구조여서 점점 커리어 패스가 애매해지는 것도 꽤 고민이었어요.





좋았던 점

뭐든 했기에, 제너럴리스트가 됐다.


① 뭐든 했기에, 나를 제너럴리스트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제가 이것저것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절 '제너럴리스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제 자신이 스페셜리스트가 아닌게 쿨~해보이지 않아 슬펐던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해도 중상의 결과값을 내는 저를 당당하게 '제너럴리스트'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② 숫자를 싫어하는 디자이너에서 탈출하게 되었다.

사실, 저는 뼈체능이라 숫자와 그래프를 멀리하는 디자이너였어요. 그런데, SQL을 배우게 되며 유저의 문제를 숫자로 정의하는게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예를 들어 '결제 전환율이 낮아서 유저데이터를 뜯어보니, 결제 파워가 없는 10대 유입이 90%네? -> 광고 타게팅을 다시해보자!' 같이 데이터로 논리를 쌓아 팀원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마치 게임같이 느껴졌어요.(제가 추리게임을 좋아하거든요)

데이터에서 단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좋아한다는걸 디자인만 했다면 몰랐겠죠?

최애 추리게임은 painscreek killings


③ 배울게 많은 노련한 팀원들

스타트업답지 않게 시니어 레벨의 (8~20년차..) 팀원들 덕분에 업무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정말 많은걸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무엇이든 물어봐도 답을 내주는 chat gpt같은 분들... 그리고 연차에 비해 열린 시야로 새로운 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게 시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시니어가 되어도 이런 태도로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쉬웠던 점

비즈니스 성장과 사용성은 함께할 수 있다


신규 제품의 PM 역할까지 맡으며, 매주 주간회의에서 제품 성과를 보고하고 서비스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했어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빠른 테스트에 집중하게 되었고, 팀 전체가 기능 중심의 실험을 반복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그 과정에서 디자인의 우선순위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고, PM으로서의 저와 디자이너로서의 제가 계속 부딪히게 되었어요. ‘나는 디자이너인가, PM인가?’라는 고민도 점점 깊어졌고요.


그러던 중 토스 UX Insight Club Vol.2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디자이너 분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어렵지만, 비즈니스 성장과 사용성은 둘 다 가져간다.”

그 말을 듣고서 서비스의 성장은 실험 속도나 기능의 개수가 아니라, 비즈니스와 사용자 경험이 함께 설계될 때 만들어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늦게나마 깨달았어요.




지금의 나라면?


주간 보고의 압박에서 벗어난 지금. 돌아보면, 매니징·운영·기획·디자인까지 혼자서 완벽히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먼저 팀원들과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했을 것 같아요. 디자인이 중요한 순간이라면 일정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리소스를 투자하는 선택도 했을 것 같고요. 수치적 성과를 빠르게 만들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실제로 임팩트를 만드는 문제에 집중하려고 했을 것 같아요.


특히 지금처럼 누구나 AI로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시대일수록, 유저 경험의 가치는 더 커진다고 생각해요. 테스트를 위한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기능을 만들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서 이제는 기능보다 경험을 먼저 고민하는 디자이너로 일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일단 가는거야

언제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시간을 공백이 아니라 4년간의 경험을 재정비하는 시간으로 가져보려해요.

취업준비 외에도 하고 싶다 생각만했던 공부와 기록들을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2년 전 만들고 묵혀뒀던 브런치에도 첫 글을 작성해보았네요.


이번 목표는 단순히 에셋을 만드는 데서 그쳤던 AI 활용을 넘어, 실제 업무를 돕는 자동화 도구로 사용해보는 것! 작지만 꾸준히,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는 실험을 시작해보려 해요.



4월 목표

1. 피그마 프로토타입 -> AI 프로토타입으로 옮겨보기

2. 1인 개발 (이왕이면 사용성 툴)

2. 이 공부과정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