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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a Feb 09. 2021

진정한 인싸라면 클럽하우스 한 번쯤 써봐야지?

클럽하우스 가입 삼일차, 주저리주저리 소회

Jakub Porzycki/NurPhoto


마케터의 숙명인가, 마케터의 직업병인가


새로운 것이 나오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한 번쯤은 꼭 써보고야 마는 전 IT 회사의 습관 때문인가.


결국 나는 지난밤 클럽하우스에 입성했고, 또 밤새 사용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이용 3일 차, 수많은 기사 속의 한 사람이 되기도 했고 모더레이터로 방을 열어보기도, 스피커로 참여해보기도, 리스너로 그저 듣기도 해 보았다.




 귀여운 클럽하우스 로고.


클럽하우스 가입은 무조건 초대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1인당 기본 초대장 2개 제공,

아직은 아이폰 유저들에게만 열려있는 ios 기반 앱 클럽하우스.(안드로이드는 개발 중이라고 한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기웃거리다 이미 가입하신 전 회사 동료분 덕분에 우연찮게 빠른 가입을 할 수 있었다.


또 이 2장이 끝이 아닌 활동을 열심히 하면 차등 초대장 지급도 된다니, 폐쇄성이 강한  SNS인 만큼 사람들의 과시욕구를 자극하기도 하고 유명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중. 


회사 분들이 많이 가입하셔서 또 앱 내에서 대화를 나눠본 결과, 회사의 입장에서는 컨퍼런스 콜을 대신할 새로운 앱이 나왔다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나도 가입한 지 1시간이 안되어 주변 지인들에게 초대장을 모두 나눠주었고, 정말 1- 2- 4- 8 제곱 배수로 사람들이 기하급수적 증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아는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정말 많이 들어왔다.)


전 회사분들도 거의 다 가입해보신 것 같고, 주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다 들어오셨는데 첫날은 빈도수가 낮다가 이틀, 삼일차 되는 오늘이 가장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먼저 이틀 차 클럽하우스를 사용해 본 결과 스푼 라디오나 디스코드 등 기존의 음성 tts 사용형 앱들과 비슷하기도, 다른 점도 꽤 있었는데 이것이 이렇게 열광할 일인가? 는 클럽하우스의 가입 방식에서 온다고 본다.


서비스 자체는 너무 새롭지도, 색다르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런 게 바로 유명인 효과라는 건지, 일단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오르고 나면 사람들의 관심도도 그만큼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 그런데 아무나 가입할 수가 없으니 이걸 써보기 위해서 당근 마켓이나 중고나라에서 만원~3만 원 사이에 초대장이 팔린다는 것만 들어도 놀랍다.


황제성은 성대모사 방에서 자기 성대모사하다 쫓겨났다고... ㅋㅋ 그리고 칵테일 이야기 넘 유용했고,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들도 (특히 범키랑 팔로알토 럽럽) 방을 열어줘서 짱이었다!


근데 확실히 어제 노홍철 방이나 황제성 방 등 들어가서 있어본 결과 연예인 목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는 기분, 그리고 그들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는 기분은 조금 신기했던 것 같다. 나는 평소 힙합을 좋아하는데, 팔로알토가 내 옆에서 같이 대화하고 있던 느낌이랄까. 유튜브나 인스타 라이브랑은 또 다른 느낌이어서 색달랐다.


나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 연예인(브이앱처럼)들이 클럽하우스에 모두 들어온다면 그 팬들도 모두 클럽하우스로 들어오게 되니 회원을 몰고 오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에는 단순 연예인뿐만 아니라 존경하던 교수님들, 기업가들, 주변 마케터 및 기획자 등 같은 업계 종사자분들과 의견을 나누거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기도 하다. 클럽하우스에 들어와 보면 대부분 방의 발제들이 굉장히 생산적이고 토론/토의가 자유로운 주제로 꾸려져 있었다.


덕분에 스피커로 참여한 어제의 나는 여러 방에 접속해보았는데, 우연히 칵테일 관련 방을 들어가 청담 zest바 바텐더 님께 좋은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 궁금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국내에서 쉬이 찾기 힘든 해외 레퍼런스를 모두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


새벽 내내 떠돌면서 해외 유수의 방을 들어가 봤는데, 한국에서 잘 접할 수 없던 다양한 트렌드나 해외 업무 방식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도 참 좋았다.(덤으로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들이 너무 빠르니 놓치는 부분이 종종 생김. 예전엔 잘 들렸는데... 할미 됐나...)


암튼 진짜 클럽하우스에 앨런 머스크가 괜히 들어온 게 아니야! 아쉬운 점은 앱 내 녹취 등이 되지 않으니 열심히 필기하거나 다른 방법을 활용하는 수밖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더 늘어나는 요즘.

3일간 열심히 클럽하우스를 써본 결과 :


가입 전에는 그냥 바로 나와버릴 수도 있는 나와 안 맞는 앱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보다 할 게 많아서 오래 쓰게 되고, 눈 뜨면 그냥 한 번 켜보고, 퇴근하다 한 번 더 켜보는 앱이 되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를 매일 쓰기엔 조금 어렵겠지만(나처럼 회사를 나오는 사람들은 회사 내에서 자유롭게 틀어놓고 일하기 부담스러우니) 회사를 다니지 않거나 재택 하는 분들, 야근하는 분들에게는 이 플랫폼이 하나의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어제도 몇몇 방에서 다들 안 주무시는지 혹은 어떻게 이용하고 계신지 물어보면 재택근무나 야근 중에 많이 사용하고들 계셨다.


또 한편으로 걱정은 시각장애 등 접근성이 취약한 분들은 클럽하우스를 과연 잘 다루실 수 있을까?라는 걱정. 그분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플랫폼으로 이 앱이 작용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지. 가장 중요한 건 클럽하우스가 청각장애인들의 이용을 원천 차단했다는 거다. 줌이나 유튜브에는 채팅, 댓글, 자막 기능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으니 오롯이 목소리와 음성만으로 소통이 가능한 클럽하우스가 불편해보이는 까닭이다. 이에 대한 논의를 클럽하우스 내에서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신 모습이 모순적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얼마전 친구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김초엽 작가님의 글 한 구절을 접했었다. AI음성인식 기술에 관한 광고를 사례로 든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관한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클럽하우스가 완벽히 오버랩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왠지 기분이 씁쓸했다.



마지막으로 클럽하우스 내에는 자기? 자랑하시는 분들이 여기저기 널렸고 그만큼 이력이 모두 다채로우시니. 한국엔 참 대단한 분들도 많다는 걸 새삼 느꼈던 어제와 그제의 밤. 나도 열심히 해서 이력 좀 잘 채워 넣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방을 만들고 발제할 수 있을까? 싶다.


팔로워가 늘어나고 영향력 있는 스피커가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일 듯한 클럽하우스.


이후에도 클럽하우스를 종종 써보고 후기를 남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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