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팀에서 자꾸만 연락이 온다.
누군가가 내 글을 기다린다고 하면서.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시댁에 가서 개고생 한 얘기를 쓸까.
황금 같은 휴일을 두통으로 날려버린 얘기를 쓸까.
재 취업의 기회를 보기 좋게 날려버린 큰딸에 대한 얘기를 끄적일까.
모처럼 딸네 집에 와서 김치만 담가주고 간 엄마에 대한 이야길 쓸까.
밤이 깊어간다.
난데없이 장맛비처럼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나니 싸늘하다.
보일러를 틀어봤다.
방바닥이 뜨뜻하니 잠이 온다.
읽어야 할 책은 쌓이고
써야 할 글은 가라앉아 있는 밤.
써야 할 결심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