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Simz

Gorilla

by 모블랙

https://youtu.be/K7xzmkpwNoA?si=yBggyUmmM6-BpDTc


리틀 심즈(Little Simz). 런던 출신의 래퍼, 배우. 94년생, 한국나이로 서른둘.


나에게는 배우로 더 익숙한 아티스트. 그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넷플릭스 영드 '탑보이'에 주인공 두셰인의 연인역인 '셜리'를 맡아서 열연했다. 그때 연기가 너무 인상 깊고 쿨해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음악은 우연히 발견했다. 가끔 유튜브 음악 알고리즘에 이끌리다 보면 보물을 하나씩 발견한다. 가장 최근에 발견한 보물이 Little Simz의 Gorilla였다. 이건 뮤직비디오가 미쳤다. 배우가 래퍼를 하다 보니 뮤직비디오에서의 연기가 너무너무 힙하다. 제스처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다.


그녀는 등장부터 범상치 않다. (0:10~) 그녀는 대충대충 힘 빼고 춤추고 연기한다. (0:47~) 표정연기가 기깔나다. 웃는지 화난 건지 짜증 난 건지 비웃는 건지 잘 알기 어렵다. 힙스터 그 자체다.


그녀는 굳이 갱스터를 연기하지 않는다. 왜 힙합이 여전히 갱스터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자신의 음악을 통해 던진다. 그녀는 갱스터가 아니지만 리얼 힙합 아티스트다.


내가 사는 삶 자체가 예술


(1:46~)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주차장 내리막길을 달린다. 얼마나 재밌는지 표정만 봐도 그녀가 신이 났음을 알 것 같다. 그녀는 꾸며내지 않는다. 그저 그녀를 보여준다.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난 꾸며내지 않아. 내 삶 자체가 예술이야. 자기 다운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야."


(2:37~) 잉크풍선을 테니스라켓으로 쳐낸 뒤 예쁜 물감들로 물든 다음 장면에선, (2:47~) 그녀가 얼마나 독창적인 아티스트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귀한 재능이다. 배우로서, 뮤지션으로서 동시에 최정상급 기량을 가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영국판 아이유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90년대생들이 하나 둘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늘 나에게 자극이 된다. 근데 90년대생이 뭐길래 나는 동질감을 느끼는 걸까? 가끔 90년대생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음.. 잘 모르겠다, 나야 뭐 그냥 내 맘대로 사는 거니까. 항상 결론은 그렇게 끝난다.


(3:23~) 리틀 심즈의 주변에서 머리 없는 댄서들이 정장을 입고 춤을 춘다. 음악은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지나고 난 뒤, 첫 장면과 같은 드럼 앤 베이스만 반복하며 마무리를 시작한다. 끝나는 것도 맘대로다. (3:50~) Little Simz는 이렇게 읊조리면서 노래를 마친다.


Did it on the wave, I don’t play, get you sea sick
나는 물결을 타듯 해냈지, 난 장난 안 해, 널 멀미 나게 만들 거야.

Charged up, fully barred up, I’m unleashin’
에너지 충전완료, 가사 꽉 찼고, 나 이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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