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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블랙 Nov 13. 2019

어른이 된다는 것.

Latte is a horse.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불공평함을 공평하게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일이라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가 되긴 어렵다.


그래서일까,

단순한 권선징악 구조에서 주인공이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정의를 쟁취하면, 어딘가 모르게 뭉클하다. 한 살씩 더 먹을수록 눈물만 는다더니, 만화책 보면서도 글썽이는 내가 어쩔 때는 처량하다.


용기가 무엇이고, 정의가 무엇이냐,

첨예한 갈등과, 설켜있는 이해 속엔 나 혼자 정의로운 척해봐야 고립되기 십상이다.


오히려 세상은 옳고 그름보다는, 너의 이해와 나의 이해가 다르다고 보는 편이 속편 하다. 극단적인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될 수 없겠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관점을 틀린 것으로 오해하다가는, 자칫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어려서는 내 기준이 대부분 옳다고 느꼈다,

내 머릿속에서 항상 나는 만화 주인공과 같이 행동에 정의가 따라다닌다고 착각했다.


그러다 보니 작은 것에도 유연하지 못하게 되는 아집을 낳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을 여유롭게 넘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세상은 녹록지 않다, 사회는 여전히 편법을 쓰는 사람들과 간사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더 높이 올라간다.


그들을 좇을 것인지, 그냥 개똥철학일지언정 내 곤조대로 살 것인지는 내 자존감에 달린 문제이다.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

잘난 체 하지 않는 것.

양보하는 것.

때로는 포기할 줄 아는 것.


어른이 되는 길은 여전히 까마득하다.

어쩌면 나 같은 어른 아이는 끝끝내 흉내만 낼지도 모르지만, 오늘도 그렇게 살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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