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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블랙 Jul 26. 2024

글쓰기와 힙합

kendrick lamar의 표현법

세계는 모호한 형태로 떠다닌다.

오감으로 얻은 정보와 과거의 경험들이 한 데 뭉쳐 관점을 형성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불투명한 것. 의식적으로 조립해야 구체화된다. 그것은 생각이다.


생각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말과 글로, 행동으로, 예술로. 말과 글은 분명하다. 반면 예술은 불명확하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순간 마음으로 와닿는다.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공을 들이는 만큼 표현의 깊이는 깊어진다. 공을 들이는 것은 빈도(반복)를 통해 예리해진다. 대개의 경우 예술의 재능은 후천적인 시간이 훨씬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켄드릭라마는 관찰자의 시각에서 흑인 커뮤니티를 표현했다. 그전까지의 힙합이 본인의 거친 thug life를 거리낌 없이 나타내는 것이었다면, kendrick은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관찰자에 입장에서 그려낸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하고, 규율을 만들고 지킨다. 세상을 바꾸려면 나부터 철저히 변해야 한다고 믿으며, 나를 바꾸려면 나의 감정부터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퓰리쳐상 위원회는 이 앨범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삶이 가진 복잡한 특징을 포착하면서 토착어의 진정성과 다이내믹한 리듬을 통합한 명작”이라고 평가했다.

그 신념을 녹아낸 결과물이 그의 4집 앨범 DAMN.이다. 이 앨범으로 그는 힙합 역사상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티스트가 됐다.

2018년 퓰리처상 시상식

이미 흑인들에게 랩은 종교에 가깝다. kendrick의 음악은 그들에게 에어팟을 타고 흐르는 설교이다. 얼마나 많은 길거리의 인생들이 그의 음악들을 들으며 변화할까. 아주 작은 마음가짐에서부터 말이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도 그 지점에 가야 한다고 느낀다. 내 마음의 깊은 곳까지 성찰하고, 그것을 매우 솔직하게 표현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


결국 글쓰기와 힙합은 본질이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본질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나를 조금 더 이해하는 순간이며, 표현의 층위를 넓혀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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