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 중독, 나만 그런거 아니죠?

피로한데 멈출 수 없어, 어그로에 낚이는 나의 밤

by 김양양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나도 모르게 무한 스크롤을 시작한다.

마치 자동 조종 모드에 들어간 듯, 쉴 새 없이 SNS피드를 훑어보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라는 다짐은 이미 사라지고, 어느새 나를 사로잡는 글귀들이 눈에 들어온다.


"김치볶음밥 황금레시피 종결판!! 김치볶음밥엔 무조건 이것을 넣어야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유튜브 조회수 올리는 6가지 방법! 팔로우하고 댓글에 ㅇㅇ라고 적어주세요!

비밀 치트키를 DM으로 보내드립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폭발한다. '비밀 치트키가 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나도 모르게 팔로우와 댓글을 남기고 있다. 자동 DM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이 순간, 내가 자발적으로 어그로에 낚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흘러넘치는 정보 속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피로감 그 자체다. 자극적인 제목과 과장된 표현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나 자신. 조회수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듯한 인플루언서들의 세상에서, 진짜와 가짜의 개념이 사라져간다. '이게 진짜 돈이 되는 방법인가?'라며 의구심이 들면서도, 손가락은 이미 다음 클릭을 향하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제 인플루언서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직장 동료들조차 몇 천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차마 나는 인스타를 한다고 입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한편으로는 이런 자극적인 세상 속에서 내가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너무 느린건가? 아니면 변해버린 이 세상에 낙오자가 된 것인가?' 라는 자조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어김없이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정말 이 속도에 피로하지 않은 걸까?' 라는 의문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자극의 바다 속에서 나만의 조용한 해변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라고. 예전이 그립다는 것은 어쩌면, 그때의 여유와 평온을 갈망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여유를 지금의 일상 속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지도.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돌아가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넘쳐나더라도 나는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그러나 솔직히 말해보자. 이 모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손은 이미 또 한 번 스크롤을 향하고 있다. 자, 이번엔 어떤 치트키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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