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내년이면 내 나이도 마흔아홉.
어느덧 앞자리가 바뀌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나에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은 결국 나에게도 똑같이 계절의 변화를 안겨주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의 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않았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목적지도 모른 채 방황의 시간만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만이 존재했다. 어쩌면 그 시간이 영영 오지 않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외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은 커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 오지 않기만을 기도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정말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흔히 말하는 인생 2막, 기대수명은 길어지고 의료기술은 발전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은 모든 이들에게 주어진 숙제다.
이웃님들은 인생 2막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닿아 있는 주제이지만, 막상 깊이 다루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 쉰의 나이가 가까워지며 매일 고민하지만, 단번에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그러던 중, 나는 책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았다. 꾸준히 독서를 하며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 2막의 열쇠였다.
책에는 현재를 넘어 과거 사람들의 기억과 지혜가 살아 숨 쉰다. 그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우며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다. 시대는 변해도 사람 사는 세상은 같다. 역사는 반복되듯, 우리의 일상도 끊임없이 반복된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남길 방법은 많다. 매일 일기를 쓰고, SNS에 글을 올리고, 책을 쓰는 행위 모두가 자신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이제는 스스로를 알리고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시대다. 가만히 앉아 누군가가 나를 발견해주길 기다린다면, 그 기다림은 끝없이 길어질 뿐이다. 인생의 2막은 1막과 같아서는 안 된다.
인생 2막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은 바로 ‘글쓰기’다.
자신의 삶이 평범하다고, 쓸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과 통찰, 그리고 추억을 지니고 있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고,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글을 써본 적이 없다고 해서 내 이야기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꾸준히 쓰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고, 부끄러움은 결국 존경으로 바뀐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년, 나는 조용히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대단한 글이 아니어도 된다.
소소한 일상도 모두 글이다. 사람마다 시선이 다르기에 똑같은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쓰는 글은 그 자체로 기록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미래의 쉰 살이 된 나는, 매일을 쓰는 삶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지금도 매일 쓰고 있지만,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 성숙하며 자신감 넘치는 ‘아침사령관’으로 살아가고 있기를 바란다.
결국 인생 2막은 자신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며 나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면, 이제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답할 시간이다.
진정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 인생 2막의 시작이자 출발점이다.
새로운 페이지를 써 내려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루틴을 반복하며, 읽고 쓰는 삶 속에서 단단해짐을 느낀다.
소비하는 인생에서 창조하는 인생으로.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를 위해 매일 한 걸음씩 쌓아가고 있다.
그렇게, 인생 2막은 조금씩 내 앞에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