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만의 속도가 있으니 그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는 원래 무엇이든 빠른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이 말을 위안 삼아 조금씩,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이웃들을 보다 보면 내 속도가 그들보다 많이 느린 것 같고,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나는 왜 빠르지 못할까. 그들보다 열정이 부족한 것일까. 블로그에 2년 동안 글을 써오며 아주 빠르지는 않아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어 왔지만, 최근에는 주변 지인들의 놀라울 만큼 빠른 성장 속도에 조금은 지치기도 한다. 그들만큼의 열정도, 재능도 없는 나로서는 그저 겨우 따라가는 것이 전부다.
어쩌면 내가 정한 기준이 너무 높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목표로 삼은 기준에서 나는 여전히 더디게 걷고 있다. 다른 사람의 보폭에 나의 보폭을 맞추다 보니 자꾸만 위축된다. 여기서 액셀을 밟아 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 끝이 좋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지금의 속도에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2년 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며 깨달은 것은, 모두에게 각자만의 속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누구는 하루에 다섯 편의 글을 쓰고, 누구는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도 벅차다. 정답은 없었다. 각자의 속도로 꾸준히 써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와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이 계속 의식된다면 딱 한 가지만 떠올리면 된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로 1년 뒤의 나를 상상해 본다. 나보다 앞서 달리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나만 남아 있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빠른 속도가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오래 가는 것이다. 1년 뒤에 지금 주변에 몇 명이나 남아 있을지는 직접 가 봐야 알 수 있다. 경험상 많지는 않았다. SNS는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공간이다. 강제성이 없고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연말이고 일이 바쁘다 보니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지금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조급하다. 연말이라는 특수성도 한몫하지만, 내가 속한 환경 자체가 마음에 부채질을 하며 끊임없이 열을 가하고 있다. 그래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리고 다시 나의 속도를 생각해 본다.
내가 가야 할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나만의 속도를 다시 세팅한다.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은 속도. 오랫동안 걸어갈 수 있는 최적의 속도를 찾는다. 강한 사람은 언제나 조용하다.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한다. 그것이 그들의 속도다. 그 속도를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나 역시 나만의 속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한다.
모두가 바쁘게 각자의 속도로 하루를 살아간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때로 느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빨라지기도 한다. 항상 같은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유연함이 결국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괜찮다.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지금은 속도보다 과정과 방향에 집중하자. 과정이 쌓이고 방향이 분명해지면 속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내려놓자.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 하면 결국 모두 놓치게 된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 수 있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