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리다-1
남편과 중국으로 여행을 갔다.
언어도 사람도 모든 게 낯설지만 남편을 따라나섰다.
만원 버스를 타고 우범지역을 지나 큰 강다리의 밑에서 낚시를 했다.
무엇 때문인지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되었다.
더 있다가는 서로 기분만 상하겠다, 이 자리를 떠야겠다 싶었을 때
우리가 타고 온 것과 같은 버스가 보였다.
충동적으로 무임승차를 했지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었다.
어찌어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내려야 할 곳에 겨우 내렸다.
숙소를 찾아봤지만 도통 다다르지 못했다.
오묘한 분위기의 골목을 따라 들어가자 음침한 단란주점 같은 건물이 보였다
유일하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사람들도 생각보다 나빠 보이지 않는다.
내가 들어가도 역시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그 안에서 헤맨다.
어쩌다 열려있는 문 안에
시댁식구들이 빼곡히 모여 앉아있다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곳인데도 그들끼리 함께이니 그 공간이 안전하고 행복해 보였다.
다행이라며
숨을 고르고 말을 건다.
“남편이.. 남편이 없어졌어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일제히 고개를 나에게로 향하는 그들의 동공은 텅 비어있다.
“누구세요? “
날 알아보지 못한다.
아니 일부러 그러는 걸까.
살갑게 대해오던, 그래서 내가 아끼던 시조카들 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 모두가 나를 알지 못하는구나.
남편만 찾으면 된다.
남편을 찾으면 날 못 알아보더라도 어떻게든 도움은 줄테지..
어디서 찾지? 어떻게 다시 돌아가지? 여긴 어디지..
그러다 생각난다
아, 엄마
엄마는 내가 누군지 몰라도
나를 가엾이 여겨줘서 날 도와줄 거야
잘 곳과 먹을 곳을 줄 거야..
엄마를 찾자
깊은 잠에서 갑자기 정신이 들어 눈이 떠진다.
황급히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가
아, 할 일은 아까 끝냈구나.
일요일 오전의 낮잠.
다행이다
안도의 숨을 내쉬다 숨이 멎는다
엄마… 엄마가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