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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Jan 26. 2024

철인 3종 같이 하실래요?

20240126_가볍게 사는 법

25 랩 625미터 15분


금요일 오후 퇴근하자마자 수영장으로 향했다. 자유수영 시간이 25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수영장에 들어갔다. 샤워를 하고 들어가니 벌써 10분이 지났다. 물에 몸만 적시고 간다는 기분으로 슬슬 물을 잡기 시작했다. 앞사람을 따라 자유형, 평형을 번갈아가며 보조를 맞췄다. 느리게 가는 것 같았는데 결코 느리지 않았다. 15분 동안 무려 25 랩을 돌았다. 운동한 뒤 역시 기분은 개운하다. 두 시간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며 시간 때운 적이 많았는데, 오히려 가볍게 운동을 하고 나니 상큼한 맛이 난다. 


아이들로부터 너무 심각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상 신중하고 정도를 걸어야 하는 부담감에 사로잡혀있었던 것 같다. 그냥 사안을 가볍게 바라볼 때도 있고 있는 그대로 살기도 해야 하는 데 매 순간 무겁게 살아오진 않았나 싶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항상 찐한 무언가가 전달되어야 해서 서운한 감정이 든 때도 많았다. 15분의 수영처럼 가볍게 집중해서 몰입하다가 가볍게 털고 나오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퇴직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도 내가 이 세상과 작별할 때도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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