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ㅡ다시 달리기
수능으로 출근 시간이 1시간 연기되었다. 오랜만에 수영을 하고 출근할까 하다가 달리기를 했다. 거의 한 달 만에 9.5킿로미터를 뛰었다. 감기인지 폐렴인지 한 달 반넘게 콜록거려 뛰기를 유보했다. 글쓰기 친구가 알려준 산초유대신 엄마기 짜 준 들기름을 매일 먹었더니 기침이 멎었다. 그래서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나니 할 일이 많아졌다. 강아지 산책을 시키고 나면 내가 뛸 시간이 없었다.
누군가에는 가슴 졸이는 시간일 텐데 나에게는 단순히 운동시간에 불과했다. 물론 나에게도 오랜만에 소중하게 주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한 사무실 공간에도 직급에 따라 다른 일을 처리하며 다른 공간이 되듯, 같은 순간을 보내더라도 하는 일에 따라 다 다른 순간이 된다. 그래서 내 살을 옆에 있는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살아도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절대적, 상대적 공간과 시간을 이해한다면 지금 한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된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서 기분이 좋았다. 영영 다시 못 뛸 줄 알았다. 일 년 반 동안 훈련해서 만들어 놓은 습관도 한 달을 하지 못해 도루묵 되는 줄 알았다. 열흘 후 하프 경기가 있다 뛸 수는 있는 데 공식 기록을 좋게 세우는 것이 내 목표다. 올해 나의 유일한 목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