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악 시험 ABRSM
영국인의 음악을 배우는 태도는 매우 느긋하고, 즐거운 경험을 중요시하여 절대 연습을 강요하지 않는 듯하다.
학교 음악 시간에는 매 학기마다 다른 악기를 직접 다루고 배워보는 시간이 많아 본인이 좋아하는 악기를 발견하게 되고 자발적인 연습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효율성을 중요시하고, 뭐든 하면 열심히 하는 한국인의 열정은 음악을 배울 때도 여김 없이 나타난다.
아이에게 관심 있는 악기가 생기면 최대한 효율적인 연습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높은 음악 등급(Grade)으로 마무리할 때까지 운동하듯이 매진한다.
자발적으로 시작은 하지만, 급수 취득이라는 목표로 주객이 전도되어 8급까지 따면 음악을 떠나 방황하는 아이도 생기고, 과정은 힘들었지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배우기 시작하는 나이와 연습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악기를 배워 그레이드 8을 취득하는데, 짧게는 3년 ~ 길게는 10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대부분 짧은 기간에 그레이드를 마무리하는 것은 한국인, 중국인 등 아시안인 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왕 시작한 음악인데, 제대로 연습하면서 급수도 따고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규칙적인 연습을 통해 감수성과 집중력,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1석 2조 아닌가? 나는 영국의 음악 시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영국의 음악 시험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음악 자격시험으로 ABRSM이라는 기관이 주관한다.
ABRSM은 Associated Board of the Royal Schools of Music의 약자로, 1889년에 영국의 명문 음대들이 설립한 재단이다.
이 시험은 음악이론, 실기, 시창, 청음 등 음악에 필요한 요소들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하고, 1급부터 8급까지의 급수와 디플로마를 인증하는 시험이다. ABRSM은 전 세계에서 65만여 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시험관들은 영국 내의 음대 교수나 강사들이 직접 1:1 오디션 형식으로 실기시험을 치른다.
ABRSM은 음악과 관련된 학과에 지원할 때, 입학시험의 면제나 선호도를 높여준다.
이 시험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음악 시험으로, 음악적인 실력과 지식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이 된다.
3-5년 주기로 시험 악보가 새로 개정되니, 시험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곡이 변경되어 낭패를 보지 않도록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면 실기시험은 Pieces, Scales and arpeggios, Sight-reading and aural tests를 치르게 되며, Pieces(악보집)는 A, B, C 섹션의 곡이 총 9곡이 시험 악보에 수록되어 있는데, 섹션 별로 골라 3곡을 연주해야 한다.
A는 바로크 시대, B는 클래식 시대, C는 로맨틱 & 동시대 현대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온라인 실기시험은 온라인으로 제출된 후보자의 연주 비디오로만 평가한다.
온라인 시험에서는 대면 시험에 비해 1곡을 더 추가하여 총 4곡을 take one으로 녹화하여 제출해야 한다. 등급 및 ARSM 학위는 ABRSM 시험관이 대면 시험과 동일한 기준 및 표준을 사용하여 채점한다.
뮤직 이론 시험은 아래의 7가지 주제를 기본으로 각 급수(1~8급)에 따라 내용이 상세해진다.
1. Rhythm (리듬)
2. Pitch (음정)
3. Key & scale (장조)
4. Intervals (화성)
5. Chords (화음)
6. Terms, Signs & instruments (음악기호)
7. Music in context (음악용어)
이론시험 Grade5에 먼저 통과하여야 Grade 6 이상 실기 급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ABRSM 시험은 실기와 이론을 겸비하여 갖출 수 있는 실용적인 음악 시험이다.
Covid-19 이후, 온라인 이론 시험 제도가 정착되어 언제든지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 후 28일 이내에 시험을 볼 수 있고, 시험 기간 동안 날짜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시험 시, 웹캠과 마이크가 장착된 컴퓨터를 사용하여야 하고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과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 있어야 한다.
시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의 피아노 급수로 ABRSM 급수를 굳이 비교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시험 비용은 매년 조금씩 오르긴 하지만, 2023년 기준 응시급수에 따라 £48 ~ £200(8만~35만 원) 정도 한다.
온라인 시험 VS 대면 시험
온라인 시험은 컴퓨터로 치르거나 동영상으로 제출하며, 대면 시험은 시험관이 입석한 상태에서 직접 응시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시험이 실용화되면서 한국 등 외국에서도 응시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시험이 대면 시험 보다 몇 가지 장점이 있긴 하다.
1. 시험 날짜, 시간 및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2. 시험 센터에 직접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간 시간 제약이 없다.
3. 친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시험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불안과 스트레스가 덜 하다.
온라인 시험과 대면 시험의 차이 비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