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월칠만원 실험 3]

한 달 반, 초보의 솔직 후기

by 월칠만원러



한 달 반, 초보의 솔직 후기


그리고 한 달 반이 지났다.

월 7만 5천 원. 카드 결제 문자가 올 때마다 '이거 맞나?' 생각한다. 솔직히 부담된다. 그래도 계속 쓴다.




유료 vs 무료, 결정적 차이


차이는 단 하나. 한도.

무료 버전을 쓸 때는 항상 계산했다. '이 질문 중요한가?', '한도 남았나?', '지금 물어봐도 될까?' 스트레스였다. 중요한 질문은 아껴두고, 덜 중요한 질문은 참았다. 그러다 정작 급할 때 한도가 소진돼서 막혔다.

유료는 다르다. '마음껏 물어본다', '만족할 때까지 수정한다', '막힐 때마다 즉시 쓴다'. 이 자유로움이 퀄리티 차이로 이어진다.

무료는 70점에서 타협한다. '이 정도면 됐지.' 유료는 90점까지 밀어붙인다. '한 번만 더 수정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이 20점 차이가 결과물의 완성도를 바꾼다.




실제 워크플로우


지금은 이렇게 쓴다.


1. Perplexity로 리서치 (15분)

시장 조사, 경쟁사 분석, 판례 검색.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할 때. 논문까지 찾아주니까 깊이 있는 자료 확보 가능.


2. Gemini로 자료 정리 (10분)

Gmail에서 관련 이메일 찾고, Sheets 데이터 정리하고, Drive 문서 요약. Google 생태계 연동이 여전히 강력하다.


3. Claude로 문서 작성 (40분)

기획서, 보고서, 이메일. 논리 구조 잡고, 설득력 있는 문장 만들고. 20번 수정해도 맥락 유지되니까 완성도 높은 결과물 나온다.


4. 내가 최종 검토 (20분)

AI가 쓴 내용을 읽고, 어색한 부분 고치고, 회사 용어로 바꾸고, 최종 마무리.

총 1시간 25분. 전에는 3-4시간 걸렸다. 2시간 반 절약.



워크 플로우 이미지.png 전에는 3-4시간, 지금은 1시간 25분.




구체적 활용 사례


케이스 1: 신규 사업 기획안 재구성

목요일 오후 4시. 대표님과 차 타고 이동 중이었다.

신규 사업 기획안을 다시 읽어보다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대표님, 이 기획안 재검토해봤는데요. 이 부분이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간과한 게 있어요. 재검토 필요합니다."


대표님이 봤다.

"그러네. 구성 다시 해야겠어. 내일까지 다시 구성해서 보고해 줄 수 있지?"

'... 내일까지?'

할 수는 있다.

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야근 시작. 아직 툴이 미숙하니 시간 걸리겠지만, 어쨌든 해야 한다.

먼저 내 머리 총동원. 아이템 재구성. 문제점 파악, 새로운 접근 방식, 차별화 포인트. 밤 11시까지 아이디어 정리. 그다음 AI 툴 총동원. Perplexity로 시장 데이터 재수집, Gemini로 과거 자료 재정리, Claude한테 "이 아이템 구성 분석해 줘. 미비한 부분 알려줘." 피드백받고 수정. Gemini한테도 같은 내용 물어보고 교차 검증. 새벽 3시.


금요일 오후. 대표님께 보고. 긴장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께 올라갈 자료였다.

"오케이. 이걸로 가자."

한 큐에 통과. 손 떨렸다.


케이스 2: 해외 이메일

해외 파트너사에 보낼 이메일. 영어 울렁증이 있다.

예전에는 구글 번역 돌리고, 문법 확인하고, 다시 읽고, 불안해하며 보냈다.

Claude한테 물었다. "이 내용을 해외 파트너사에 보낼 공식 이메일로 작성해 줘. 정중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하게." 나왔다. 자연스러웠다. 그대로 보냈다. 답장 왔다. 문제없었다.


케이스 3: 영양제 추천

건강 챙겨야겠다 싶었다. 종합비타민만 먹고 있었는데 부족한 것 같았다.

Gemini한테 물었다. "30대 남성, 사무직, 종합비타민 먹는 중. 추가로 뭐 먹으면 좋을까? 제품 추천하고 언제 먹어야 효과 좋은지도 알려줘."

오메가3, 비타민D, 마그네슘 추천. 제품별 브랜드, 아침/점심/저녁 언제 먹어야 하는지 표로 정리. 그대로 샀다. 먹고 있다.


케이스 4: 출근길 영어 공부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Gemini한테 토익 단어 50개씩 받는다. 예문, 퀴즈 포함. 40분 출근길이 공부 시간이 됐다. 한 달 반 동안 2,250개 단어. 체감된다.




비용 이야기


솔직히 말하자. 월 7만 5천 원. 여전히 부담된다.

이번 달 1일, 연달아 결제 문자가 왔다.

'20,900원 승인 (Gemini Advanced)'

'27,000원 승인 (Claude Pro)'

'27,000원 승인 (Perplexity Pro)'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순간 '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계산해 보면.

하루 2,500원. 커피 한 잔보다 싸다. 한 달 시간 절약 10시간. 시급 1만 원으로 계산해도 10만 원. 투자 7만 5천 원, 회수 10만 원. 이득 2만 5천 원.

그리고 숫자로 환산 안 되는 게 있다. 스트레스 감소. 금요일 밤 야근 안 해도 되는 자유. '이거 어떻게 쓰지?' 막막할 때 AI한테 물어볼 수 있는 안정감.

결제 문자 보고 '끊을까?' 생각하지만, 다음 순간 '아직은 아니야'라고 결론 내린다.




아직도 야근하는 이유


솔직히 고백한다. 아직도 야근한다.

'AI 쓰면 야근 안 하겠지?' 기대했는데 현실은 다르다.

일찍 퇴근하는 날도 있지만, 여전히 야근하는 날이 많다.


왜?


숙달이 안 됐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짜야 원하는 답이 나오는지 아직 배우는 중이다. 어떤 작업은 어떤 AI가 좋은지 파악하는 중이다. 시행착오가 많다. AI한테 물어봤다가 원하는 답 안 나오면, 프롬프트 다시 짜서 또 물어본다. 이게 시간 먹는다.


욕심이 생겼다.

예전에는 '이 정도면 됐지' 하고 끝냈다. 지금은 '한 번만 더 수정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하며 계속 밀어붙인다. 70점짜리를 90점으로 만들려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새로운 걸 시도한다.

"이것도 AI로 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업무 자동화 방법 찾아보고, 사이드 프로젝트 플롯 짜보고, 앱 아이디어 정리하고. 업무 시간은 줄었는데 실험 시간이 늘었다.




그래도 재밌다


예전 야근과 지금 야근은 다르다.

예전 야근은 지쳐서 억지로 했다. '빨리 끝내고 집 가고 싶다.' 의무감.

지금 야근은 배우는 중이고 실험하는 중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 "이 작업은 어떤 AI가 더 잘할까?", "이것도 자동화할 수 있을까?" 매일 배운다.

Gemini한테는 업무 관련 자료 정리랑 검색을 주로 맡긴다. Google 연동이 강하니까. Claude한테는 핵심적인 글쓰기나 사이드 프로젝트 기획을 맡긴다. 논리 구조가 강하니까. Perplexity한테는 깊이 있는 리서치를 맡긴다. 전문 자료 찾는 게 강하니까.

각자 잘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아가는 재미. 어떤 상황에 어떤 AI를 쓸지 판단하는 재미. 게임하는 느낌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재미. 이게 크다.




미래 상상


가끔 상상한다. 6개월 후, 1년 후.

프롬프트 잘 짜는 법 익히고, 워크플로우 자동화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시장 조사 자동 수집, 데이터 자동 정리, 보고서 초안 자동 생성. 실제 일은 AI가 하고 나는 검토만 한다.

버튼 딸깍충이지만 일잘러.

남는 시간에 블로그 운영하고, 유튜브 시작하고, 사이드 프로젝트 진행하고, 앱 만들기.

그리고 무엇보다 점심 메뉴 결정 앱.

'오늘 점심 뭐 먹지?'

매일 고민한다. 선택장애인 나를 위한 앱. 회사 근처 식당 데이터에 날씨, 기분, 최근 먹은 메뉴를 고려해서 AI가 추천해 주는 앱.

이거 만들 거다. 제일 필요하니까.



어플 상상도.png 매일 12시 똑같은 고민 "오늘 점심 뭐 먹지"




지금은 초보다


솔직히 인정한다. 나는 아직 초보다.

프롬프트 잘 못 짠다. 자동화 모른다. 코딩 못 한다.

그래도 하고 있다.

AI한테 물어보면서.

Claude한테 수정 요청하면서.

Gemini한테 검수받으면서. 시행착오 겪으면서.

이렇게 배운다.




확신


그리고 확신한다.

이 길이 맞다.

AI는 도구다.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확장하는 도구.

손으로 망치질하던 사람이 전동 드릴을 쓰는 것처럼.

걸어서 이동하던 사람이 자동차를 타는 것처럼.

백지에서 글 쓰던 사람이 AI와 협업하는 것.

진화다.


지금은 초보다. 아직 야근한다. 그래도 재밌다.

그리고 확신한다.

이 길이 맞다.





[이름/닉네임] 전 AI 회의론자, 현 AI 월 7.4만 원 유저

직장인 × 예비 신랑 × 선택장애

코딩 모르지만 앱 만들고, 점심 메뉴도 AI한테 물어보는 중


"초보지만, 확신합니다. 이 길이 맞습니다."


작가의 이전글[AI 월칠만원 실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