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월칠만원 실험 7]

그림 못 그리는 직장인의 인스타툰 도전기

by 월칠만원러



그림 못 그리는 직장인의 인스타툰 도전기


브런치 6편을 올렸다.

월 7.5만원으로 큰소리쳤는데, 업무 자동화 툴로만 쓰고 있었다.

기획서 쓰고, 보고서 만들고, 리서치하고. 충분히 값어치를 하고 있었지만.

'AI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더 있을까?'

뭔가 시각적인 콘텐츠를 해보고 싶었다.

'인스타툰을 만들어볼까?'

문제는 하나.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

"제미나이야, 내 사진 보고 비슷한 캐릭터 만들어줄 수 있어?"

나, 여자친구, 강아지 모닝이 사진을 올렸다.

제미나이가 만들어냈다.

하얀 비숑 모닝이

검은 머리의 나

갈색 긴 머리의 여자친구

미니멀한 라인 드로잉.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렸다.

"오, 이거 괜찮은데?"



문제는 일관성


다시 요청했다. "이번엔 사무실 배경으로 내 캐릭터 그려줘."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 나왔다. 머리 모양도, 얼굴형도 달라졌다.

"아니 아까 그린 거랑 같은 캐릭터로 해줘야지..."

몇 번을 요청해도 일관성이 없었다. 매번 조금씩 달랐다.

이러면 인스타툰으로 쓸 수 없었다.



클로드의 조언


고민하다가 클로드에게 물어봤다.

"클로드야, 제미나이한테 일관된 캐릭터로 그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클로드가 제안했다. 제미나이 젬(Gem)을 만들어보자고.

"상세한 캐릭터 설명서를 만들어서 젬으로 저장하세요.

그러면 매번 같은 지침을 자동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미나이의 젬은 참 유용하다. 지침 설정만으로 최대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1. 강아지 "모닝이"

- 하얀색 비숑 강아지

- 곱슬 털로 덮인 얼굴과 몸통

- 검은색 둥근 눈 2개

- 작은 검은 코와 W자 모양 입


2. 남자 "나"

- 검은색 머리

- 둥근 얼굴형

- 주로 검은색 티셔츠


세 캐릭터의 특징을 정리해서 "인스타툰 캐릭터"라는 이름으로 젬을 만들었다.

이제 이 젬을 선택하고 장면만 설명하면, 제미나이가 자동으로 일관된 스타일로 그려줬다.

간식 먹는 모닝이.png
쳐다보는 모닝.png
Gemini로 모닝이를 그려보았다.


훨씬 나아졌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훨씬 일관됐다.



첫 에피소드


웨딩촬영 한 달 전. 여자친구가 내 얼굴을 만지더니 말했다.

"미간 주름 좀 봐! 그리고 턱 주름도!"

그렇게 끌려간 피부과.

38년 인생 처음 보톡스.

의사 선생님이 "턱 근육이 장난 아니네요"라고 하자 여자친구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안 아픈 척하느라 혼났다.

이걸 6컷으로 만들었다. 제미나이에게 각 장면을 설명하고, 1080x1080 크기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씬 2.png 여자친구는 웨딩촬영을 이쁘게 찍어야 한다며 피부과를 끌고 갔었다.



글자는 AI가 못 쓴다


AI가 쓴 글자는 오타투성이었다.

"웨딩촬영" → "웨닝촤영"
"피부과" → "피뷰괴"

도저히 쓸 수 없었다.

결정했다. 말풍선만 그리고 글자는 내가 직접 넣기로.

포토샵을 켜고, 맑은 고딕 Bold로 텍스트를 입력했다. 색상은 소프트 블루(#5B9BD5)로 통일.



프로필 전쟁


그림은 완성됐는데, 문제는 어떻게 사람들이 볼 것인가였다.

프로필부터 고민.

"모닝이와의 추억 저장소"? 웹툰 계정인지 모르겠다.
"38살 직장인의 웹툰"? 너무 진지하다.


클로드와 고민 끝에 정한 프로필


모닝이야기

우리 셋의 일상을 그립니다

직장인 x 결혼준비 x 반려견

#인스타툰 #일상만화


해시태그도 고민이었다.

처음엔 20개를 달려고 했는데, 클로드가 말렸다.

"너무 많으면 스팸처럼 보여."


12개로 정리했다:

#인스타툰 #웹툰 #일상만화 #공감툰 #직장인일상 #30대남자

#웨딩촬영준비 #결혼준비 #예비신랑 #피부과 #남자피부관리 #커플일상



업로드


6컷을 업로드하고, 본문을 작성했다.

내가 쓴 일기를 남들이 다 볼 수 있게 쓰다니 기분이 낯설었다.


화면 캡처 2025-11-12 000300.png


EP.1 인생 첫 피부과

웨딩촬영 준비하다 보면

남자들도 피부과 가게 되더라...

"턱 근육이 장난 아니네요"

의사 선생님 그 말에 여자친구 표정 심상치 않았던 그날.

안 아픈 척하느라 혼났습니다 �

게시하기 버튼을 눌렀다.

첫 작품이 세상에 나갔다.



이게 될까?


시작일 뿐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해냈다는 것이었다.

그림을 못 그리는 직장인이, AI를 활용해 인스타툰을 그렸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첫걸음을 뗐다.

다음 에피소드는 뭘 그릴까?

아마도 직장 생활의 웃픈 순간들. 밤 11시까지 일하다가 모닝이 산책시키러 나가는 그 순간들.



다음 편 예고


AI로 정말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 본 것 같다. 이제는 앱을 만들어볼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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