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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경희 Apr 09. 2024

희귀 심장병 돌쟁이 -4

이젠 초등학생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던

그날 이후

 년 팔 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겸이는 지금까지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는다. 

심장기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심정지 상태였을 때  뇌에 손상을 입어

오른쪽 뇌의  기능이

많이 상했다고 했다.

어른이었다면  거의 회복이 불가능했다는데

아기였기에 왼쪽 뇌가

오른쪽  뇌의 기능까지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정말 감사하게 인지기능은  

정상이다.  

또래보다 훨씬 지혜롭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다.

신체  기능도 조금씩,

계속  좋아지고 있다.

조그맣고 여리기만  한  

겸이는 참으로  장하게 지루하고 힘든

재활 과정을 잘 이겨내고 있


8개월의 입원 기간이 있었으니

또래보다 많이 작고 힘도 없다.

 마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아직 왼쪽 팔, 다리, 안면근육등의

경직이 남아 있다.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앞으로 완전하게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 믿는다.


또래와 같이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올해는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었다.

천성이 밝고 잘 웃는 아이라

어디 가나 귀여움을 받는다.


가끔 자기보다 약한 아이와는

함께 놀지 않는 친구들이 있어

우리 겸이를 속상하게 하지만

그런 일도 곧잘 이겨내는

씩씩한  아이다.


아직은 왼손이 불편해서

피아노  치기 힘들지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우리 겨미.

할미의 등을 유난히 좋아해

할미한테 업히는 걸

제일  좋아하지만  

할미가 조금이라도

피곤해 보이면  한사코

등을 밀어버리는

사려 깊은 아이.


재활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유치원 앞에  서 있으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안긴다.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겸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받았던  사랑과 기도를 기억하며  

다른 사람에게 작은 빛을  

돌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


할미에게 선(善)의

선순환(善巡還)을

실행해야  할 의무를

깨닫게 해 준 아이.

이도 그렇게

선을 나눌 수 있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 


돌쟁이 어린것이 평생 아플 것을 혹독하게 치러 냈으니  

백 살까지 병원 근처엔 얼씬도 않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영과 육과 혼이 탄탄한 아이로

주님께 겸손하게  

순종하며 나아가면

정말 좋겠다.    


전율이 느낄 만큼 은혜로우신

주님은 불가능하다는

아기의 심장 근육을

만져주시더니 수 억의 병원비를

정확하게 채워주셨다.


무섭다.


그분의  들숨 한 번에 완전히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은 후로   순종의 길을  걷고 있다  나를 선택해 주신

그분의 은총이

넘치도록 감사하다.


겸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주님께 인도해 주었고

제 아비를 살려냈다.

(정밀 검사  결과 겸이 아비에게도

심장병이 발견되어 치료받고

정상수치를 찾았다)



물놀이 좋아하는 손주 녀석 셋이 얼른  자라서

여행 좋아하는 할미랑 기사겸 포터인 할배랑 같이

물놀이하러 다니고 싶다.

 많고 탈 많은 딸, 사위 빼고 ㅋㅋ


기회만 있으면 자연 속에서 딸  둘과  뒹굴었던 엄마

이젠 할미가 됐으니  손주들과

떠날 수 있는 날을 그려본다.


손주들이 할미를 원하는  

유효기간이

6년 정도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녀석들이 '원하면'이라는

전제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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