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수상한 행동>
지금의 남편을 만났을 때 나는 뚱뚱했다. 사귀면서는 더 뚱뚱해졌다. 77 사이즈를 입었던 나인데 88 사이즈의 옷도 작아졌다. 그런데 남편은 항상 똑같은 행동을 했다.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나는 새벽이면 도서관에 갔다. 새벽에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고, 오전 9시가 되면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갔다. 그런데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나의 도서관 책상에는 늘 달달한 빵과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부끄러웠다. 스스로의 뚱뚱함을 고치려는 의지가 없는 인간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두려웠다.
남편은 빵과 음료수를 책상에 놓아두는 행동을 계속했다. 나에게는 남편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뚱뚱한 나를 놀리기 위한 사악한 장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늘 그렇듯 피곤했다. 그런데 내 방 문 앞에 감기약이 놓여 있었다. 누가?
남편이었다. 다음 날 아침, 식사자리에서 남편에게 물었다.
“약은 왜 가져다 놨어요?”
“새벽에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봤는데 기침을 해서….”
뚱뚱한 나를 놀리려는 의도가 남편에게는 없어 보였다. 이 후로도 남편은 종종 약을 내 방 앞에 가져다 놓았고, 남편의 별명은 ‘약‘이 되었다.
남편은 나의 뚱뚱함에 대해, 무엇보다 점점 더 뚱뚱해져 가는 나의 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가 관심을 보인 건 나의 사랑스러움이었다. 내가 그냥 좋다고 했다. 먹는 모습이 너무 예뻐 자꾸 먹을 걸 자꾸 사주고 싶다고도 했다.
이렇게 우린 사귀게 되었고, 연예 8년 20년 결혼 생활을 유지 중이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