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남자와 결혼하다>
남편은 거짓말쟁이였다. 그런데 항상 들킬 거짓말만 했다.
어느 날, 남편이 통장 하나를 내밀었다. 남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나 말이야… 따뜻한 밥을 너무 사 먹고 싶었어.”
이때 나는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또 남편의 건강을 위해 남편에게 도시락을 매일 싸줬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 걸 좋아했던 나는 남편의 도시락도 나름 화려하게 싸줬다.
그런데 남편은 갓 만든 음식을 배달시켜 먹고 있는 동료들이 가끔 부러웠다고 했다. 특히 뚝배기 고등어조림이 너무 먹고 싶었다고 했다. 짠했다. 남편의 통장관리를 모두 내가 하고 용돈만 받던 남편이었기 때문에 용돈으로는 이 밥을 사 먹을 수가 없었다. 남편은 월급 통장을 나 몰래 하나 더 만들었고 그 통장으로 매달 10만 원을 따로 받았다고 했다.
통장을 열어 보니 통장에는 돈이 쌓여 있었다. 돈을 다 쓰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나는 남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나라도 가끔은 따끈하면서도 자극적인 식당밥이 먹고 싶었을 것 같고, 매일 도시락을 싸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 했을 것 같았다. 내 눈에는 이 정도의 일로 심각하게 표정이 굳어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그의 태도와 표정이 더 이상해 보였다.
평소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 늘 들키게 되는, 조금만 파고들면 단번에 드러나는 바보 같은 거짓말을 잘했다. 유튜브 편집을 분명했다고 했는데 유튜브 올릴 시간이 되면 편집이 안되어 있거나, 오늘은 제시간에 학원에 갔다고 했는데 학원문이 열려있지 않아 학부모님들의 전화를 받게 하는 등 여하튼 허술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을 계속 해댔다. 거짓말이 들키면 심하게 혼이 난다는 걸 알면서도 그의 거짓말은 계속되었다.
어차피 들킬 거짓말을 하고 들키지 않을 거짓말은 본인 입으로 실토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 남자. 이 남자에게 가장 공포스러웠던 건 혼나는 일이었다. 혼날 일일 것 같으면 일단 거짓말을 해서 혼나는 일을 피하고, 더 큰 혼을 피하기 위해 자기 입으로 실토하는, 피하는 방법만이 남편의 살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