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남편과 리셋 중입니다>
블로그에 회피형 남자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방문자가 별로 없는 내 블로그였지만, 예상외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클릭했다.
그들은 나에게 아주 적나라하게 연인의 행동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때 생각했다.
남녀의 관계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블로그에는 그 당시의 남편을 내가 본 대로 올렸다.
나의 화를 돋우는 남편의 행동을 드러냈고,
그를 이해한 결과물을 올리기도 했지만,
끝내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를 조금 이해했다 싶으면
또 다른 형태의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이 나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젠 알게 되었다.
남편에게도 자신만의 이유가 있음을…
남편의 비밀을 알아내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단순히 겉으로만 드러나는 그의 행동은 아주 이상했지만
그의 세상 안으로 들어가
그가 되어 보면
그가 안쓰러웠고,
그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만 감추고 있던 무력한 슬픔이
아팠다.
이제야 나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가는 일을
숙명의 과제로 삼고
청 장년기를 보낸 나였지만,
내 세상 안에서 나를 보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내가 남편의 세상을 넘나드는 동안
남편 역시 내 세상을 넘나들고 있다.
남편은 나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이해하고
나는 남편을 통해 나의 세상을 이해한다.
우린 서로의 세상을 넘나들며
상대가 내 세상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위로이고,
그래서. 사랑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임을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