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Plant] 지속가능한 커리어 가이드1
지속가능하게 일하고 싶은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창고살롱’과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웹진 ‘마더티브’가 만나 'W Plant'로 새롭게 출발해요.
W Plant는 지속가능한 일과 삶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요. 루트임팩트, 진저티프로젝트, 포포포와 함께 ‘내:일을 고민하는 여성을 위한 지속가능한 커리어 가이드’를 4회에 걸쳐서 발행할 예정이에요.
그 첫 가이드를 W Plant가 만들었는데요. 4명의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가 모여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이후에도 계속해서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이야기 나눴어요. 대화 내용을 토대로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출근길의 주문’을 만들었고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의 좌담회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임신과 출산은 나의 머리채를 출발선 100미터 뒤로 확 잡아끌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1인분의 노동력을 흡족하게 제공하는 이들과는 같은 선에 설 수 없다는 걸, 늘 ‘아기냐 일이냐’를 저울질하면서 그때그때 어떤 선택을 하든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매 순간 깨닫는다.” -김지경 <내 자리는 내가 정할게요> 중에서
엄마 됨과 동시에 커리어는 고차 방정식이 된다. 더는 나와 일만 생각할 수 없다. 아이라는 새로운 상수가 등장했을 뿐인데 남편, 조부모, 교사 등 보조 양육자와 수시로 손발 맞춰야 하고, 직장에서는 혹시나 ‘애 때문에 일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 끊임없이 눈치 보게 된다. 아이에게 조금만 문제가 있는 것 같아도 ‘내가 일하는 엄마라 그런 게 아닐까’ 죄책감이 부록처럼 따라온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는 워킹맘의 단골 멘트다.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이후에도 계속해서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1월 16일 밤 10시. 4명의 엄마가 Zoom에 모여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출근길의 주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경력 10년 차부터 20년 차, 30~40대, 한 직장에 오랫동안 몸담은 엄마, 여러 번 이직을 거친 엄마, 퇴사 후 새로운 커리어를 고민하고 있는 엄마, 최근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직한 엄마가 모였다. 언론, 금융, 홍보, 재무 등 직군도 다양했다.
참석자 소개
주영 : 경력 10년차, 언론사 재직중/자녀 1명(7세)
제니(별명) : 경력 20년차/금융회사 재직중/자녀 2명(초6, 초2)
지혜 : 경력 15년차/5년 경력 공백 후 소셜벤처 재직중(재무)/자녀 2명(6세, 2세)
희주 : 경력 10년차/홍보 직군 퇴사 후 이직 준비 중/자녀1명(5세)
‘내 일’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엄마들이 만나서일까? 온라인에서 처음 본 사이인데도 서로 무슨 사정인지 다 알겠다는 듯 폭풍 공감의 연속이었다. 여성들이 계속 일하기 위해 개인적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좌담회 진행과 정리는 ‘창고살롱’과 ‘마더티브’를 운영하며 여성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W Plant’가 맡았다(진행 : 전혜영/녹취 : 최인성/원고 정리 : 홍현진)
먼저 서로의 커리어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주영님과 제니(별명)님은 각각 한 회사에 10년, 20년을 몸담아왔다. 올해로 입사 20년 차라는 제니님의 말에 모두 감탄의 눈빛을 보냈다.
이주영(아래 주영) : “현재 언론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한 직장에 10년 다니면서 조직 안에서 할 일을 해왔고, 그게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아이 키우면서 조직에서 오래 잘 살아남는 게 제 목표예요. 단지 조직에서 버티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직을 바꾸는 구성원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제니 : “올해 금융권 입사 20년 차이고요. 6학년, 2학년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요. 저는 퇴사 욕망녀예요. 2년 전 번아웃이 오면서 퇴사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는데 한편으로는 회사 안에서 굉장히 잘하고 싶기도 해요. 20년 회사 생활하면서 욕심을 버릴 수는 없더라고요. ‘승리’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저 사람이 이겨냈구나, 해냈구나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해요.”
지혜님과 희주님은 여러 번의 이직을 겪었다. 재무 경력 15년 차인 지혜님은 최근 둘째 출산 휴가를 마치고 복직했고, 홍보 경력 10년 차 희주님은 지난해 봄 퇴사 후 다음 커리어를 모색하고 있다.
강지혜(아래 지혜) : “저는 육아를 시작하기도 전에 5년 동안 경력이 단절됐어요. 임신 준비 과정에서 유산이 몇 번 되는 바람에 임신을 위해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으로 쉬었고요. 2018년 ICW를 통해 소셜벤처에 재취업을 했는데요. 최근 출산휴가 끝나고 복직했고 6살 아들, 130일 된 딸, 아이 둘 열심히 키우면서 재택근무 하고 있어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임신, 출산한 여성은 제가 처음인데요. 어떻게 하면 육아하는 선배로서, 결혼을 먼저 한 선배로서, 또 같은 여자로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지 고민 중이에요.”
*ICW : 임신·출산·육아와 가족돌봄 등을 이유로 경력 공백을 겪게 된 경력보유여성과 소셜섹터 조직을 연결해주는 공동채용 프로그램
조희주(아래 희주) : “제 커리어가 제일 복잡한 것 같아요(웃음). 아이 낳기 전에는 한 직장에 4~5년씩 다니며 딱 한 번 이직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지금 아이가 5살인데 3~4번 이직했어요. 폭풍 같은 시기를 보내고 지난해 5월에 퇴사를 했어요. 이게 잠정적 은퇴인지, 휴식기인지, 아니면 터닝포인트인지. 커리어적으로 고민이 많아요. 퇴사를 한 걸 후회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양가감정이 있는 상태예요.”
엄마가 되기 전과 후, 커리어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희주님과 지혜님 모두 면접 자리에서의 기억을 소환했다.
희주 : “육아휴직 끝날 때쯤 복직 대신 퇴사를 선택하고 면접을 보러 갔어요. 육아휴직 때문에 공백이 있다고 하니까 엄청 당황하더라고요. 최종 면접 20번 중에 18번을 떨어졌어요. 거의 연봉 계약서 사인하기 직전까지 갔는데도요. 제 개인 능력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가 엄마라서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혜 : “임신 전부터 임신에 대한 사회적 알람을 계속 받았어요. ‘언제 아이 가질 거야? 술 마셔도 괜찮아?’ 한 직장에 7년 정도 다니다 이직 준비할 때였어요. 면접 자리에서 ‘결혼했나요? 결혼 3년 차 정도 되셨으면 아이는? 남편 나이는? 남편 직장은?’ 그런 질문을 받았어요. 제가 이전 직장에서 뭘 했는지 궁금한 게 아니라요. 그때부터 앞으로 커리어가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 여성들은 회사에서 혹시나 ‘2등 노동자’ 취급을 받게 되지 않을까 위축된다. 승진에서 밀리지 않을까, ‘민폐’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계속 눈치 보고 애써 무리하게 되기도 한다.
제니 : “처음 입사했을 때 ‘유니폼 사건’이 있었어요. 여직원 모두 유니폼을 입어야 했는데 저는 입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유니폼을 입으면 자신감이 없어진다, 유니폼 입지 않고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어요. 그때부터 남자처럼 일했어요. 첫아이 가졌을 때 회식 자리가 있었어요. 그때 과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는데 술 먹으면 안 된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위축돼서 말을 못했어요. 임신 사실을 숨기고 술을 먹고 뱉고, 먹고 뱉고... 나중에 다들 알고 놀랐죠.”
주영 : “임신 전에는 워커홀릭도 아니었고 기질상 인정욕구도 없었어요. 임신 후에는 뒷말 듣는 게 싫어서 눈치를 굉장히 보게 됐어요. 육아휴직 끝나고 정치부로 복귀했는데 한창 바쁜 시기였어요. 후배들에게 연차만 먹고 실력은 바닥이라는 얘길 듣는 게 싫어서 엄청 애를 썼어요. 쉬다 왔으니 당연히 업무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걸 메우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일했어요. 애가 없는 사람처럼, 가족도 없는 사람처럼요.”
엄마가 된 후 커리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희주님은 “매순간”이라고 답했다. 홍보직군에서 일해온 희주님은 업무 강도 때문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힘겨웠다고.
희주 : “저는 차라리 제가 워커홀릭이어서 아이도 안 보이고 남편도 안 보이고 친정 엄마도 안 보이고 오로지 일로만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아니면 모성애가 넘쳐흐르거나, 애가 엄마만 찾거나요. 워킹맘 선배들 보면 일에 미쳐 있거나 그게 아니면 그냥 욕먹으면서 다니는 것 같아요. 본인 욕하는 거 다 알면서도 버티는 거죠. 그런데 저는 멘탈이 약해서 욕먹는 것도 싫거든요. 그럼 저는 어떤 워킹맘 정체성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인가, 그게 확립됐을 때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다 생각하며 그만뒀어요.”
‘차라리 내가 오로지 일만 바라보는 워커홀릭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웃펐다. 일만 하는 워커홀릭, 아이만 바라보는 모성애 넘치는 엄마.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 사이에 있지 않을까. 그러니 오늘도 매일 번뇌하는 것 아닐까.
주영 : “출산하고 나서는 나도 너무 힘든데 미안한 대상이 너무 많아서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아이 등하원 도와주는 친정엄마에게 미안하고, 아이가 어린이집 다니면서 감기에 자주 걸려서 미안하고, 가정을 위해 일을 줄인 남편에게 미안하고, 100%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회사에 눈치 보이고요.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더라고요.”
초등학교 진학은 워킹맘의 최대 고비 중 하나다. 이른 하교 시간으로 돌봄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교우 관계에 대한 고민도 더욱 커진다.
제니 : “첫째 초등학교 1학년 때 육아 휴직을 했어요. 2학년 초에 복직을 했고요. 첫째 아이 반에 따돌림당하던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랑 친하다는 이유로 저희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게 된 거예요. 복직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현타가 왔어요. ‘이게 뭐지? 내가 없어서 이런 일이 생겼나?’ 아이가 먼저라고 생각해서 회사보다는 아이에게 집중했어요. 회사에서 평판이 하락하더라도요.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우리 아이가 마음이 아픈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돌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지혜님은 둘째 출산 후 3개월 만에 복직해 다시 일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 어떻게든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지혜님의 목소리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지혜 : “첫째 때까지는 시어머니, 친정엄마 도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둘째 갖는 순간부터 그 도움이 너무 아쉽더라고요. 시터를 알아보다 다행히 남편이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해서 지금은 저와 남편, 아이 둘까지 네 식구가 집에 있으면서 다 함께 애 보고 다 함께 일하고 있어요. 여전히 누구에게 도움 받을 것인지 문제는 해결 못했지만 감사한 건 퇴사에 대한 고민은 없었어요. 육아를 하면서 시작한 첫 경력이었고, 어떻게든 아름답게 이어가고 싶어요. 저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지키고 싶어요.”
일하는 엄마로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다시 돌아간다면 바꾸고 싶은 선택이 있는지. 반대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도 궁금했다.
주영 : “일과 육아 병행이 쉽지 않았는데 그걸 티 내지 않으려 애가 없는 것처럼 연기하며 일했을 때, 그렇게 인정받으려 무리하지 말걸, 나를 좀 더 지키기 위해 할 말을 할 걸 후회돼요. 다시 돌아간다면 좀 더 영리하고 당당하게 내가 원하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나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장 잘한 선택은 계속 일하는 지금이에요. 이제는 제가 못하는 건 인정하면서 양해를 구해요. 오후 6시 이후에 업무 요청이 오면 지금은 아이를 보고 있어서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회사에서는 저를 1등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런 걸로 인정받으려 하지 않기로 했어요. 남성들이 구축해온 일 잘하는 노동자상을 깨고 싶어요. 대신 업무 시간에 책임감 있게 일 잘하는 걸 제 강점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지혜 : “경력 공백 3년쯤 됐을 때 다른 곳에 재취업할 기회가 있었어요. 출근 일주일 전 남편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재취업을 포기했어요. 다행히 남편이 지금은 건강한데 그때 제가 복직을 했더라면 다시 풀타임 근무하는 두려움을 완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되기도 해요. 그렇다고 해서 제 선택을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그때 깨달은 게 많아요. 남편 건강도 있지만 제 건강도 생각하게 됐고 그걸 계기로 마라톤을 하게 됐어요. 미래를 더 크게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제니 : “엄마가 되기 전이지만 유니폼 사건이 제게는 커리어에서 가장 후회되면서도 잘한 선택이에요. 그 사건을 계기로 회사에서 의지할 수 있는 상사를 만나게 됐거든요. 제일 후회되는 건, 남자처럼 일하겠다고 말해 놓고 왜 남자처럼 정치는 못했을까... 정치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지만요. 사실 20년차가 되니까 제 앞에 더는 여성 멘토가 없어요. 이제 제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살짝 두려워요. 그래도 후배들과 진심으로 대화를 했더니 동의도 하고 동조도 해주더라고요.”
희주 : “가장 후회하는 선택은 너무 슬픈 말이지만 홍보라는 직군을 선택한 거예요. 야근이 많으니까 아이 낳고 병행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가장 잘한 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제 소신을 갖고 퇴사한 거예요. 워킹맘들은 주변에서 너무 많은 말을 들어요. 거기에 휘둘리면 끝이 없더라고요. 제가 누군가의 말을 듣고 퇴사했다면 아마 그 사람을 탓했을 거예요. 아이를 탓하거나요. 아이 제쳐두고, 제 소신대로 퇴사하고 소신대로 쉬고 소신대로 제 다음 커리어를 이어가려고 해요.”
엄마가 오래 일할 수 있는 사회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희주님은 “누구나 언제든지 아이를 낳아도 안정적으로 키우고 일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육아휴직하는 아빠가 늘어나는 등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사회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 : “<에밀리 파리에 가다>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는데 미국인인 에밀리가 파리 회사에서 일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예요. 파리 회사 직원들이 처음에는 에밀리를 경계해요. 파리에서는 업무 외 시간이나 회사가 아닌 장소에서 일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매너인데 에밀리가 그런 문화를 해칠까봐요. 그 드라마를 보면서 남성들이 만든 직장 문화가 비주류가 되는 세계를 상상했어요. 주5일 근무제도 처음 도입될 때 난리였지만 지금은 너무 당연하잖아요. ‘야근할 수 있어요?’ 이런 질문을 면접에서 감히 못하는,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존중하는 문화가 하나의 주류가 되었으면 해요.”
제니 : “인식 변화가 무조건 돼야 하는 것 같아요. 일단 나부터 시작하면 돼요. 얼마 전에 남자 후배들이 여자 직원을 뒤에서 ‘아줌마’라고 부르는 걸 듣고 제가 농반진반으로 지적을 했더니 나중에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얘기를 안 해주면 몰라요. 나부터 이야기하는 거죠. 또 하나. 일하는 엄마들이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이해를 구하는 건 맞지만 당당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지혜 : “가까이 있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꾸고 싶어요. 첫 번째 타깃이 남편이에요. 평범한 직장인 남성인 남편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면 임신하거나 워킹맘인 구성원에게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면서 아이 둘을 키웠다’는 점을 찍는 게 목표예요. 제 주위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저렇게도 되네?’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요.”
좌담회를 마무리하며 4명의 엄마는 함께 ‘출근길의 주문'을 만들었다. 각자 준비해온 3개의 주문을 나누고 대화하며 최종 6개의 주문을 정했다. 몇 개의 주문은 겹쳤고 서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힘들었던 과거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걸까 현타가 올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말, 이제 막 임신을 했거나 육아휴직 복직을 앞두고 있는 여성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차곡차곡 담겼다. 이 작은 주문이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본 콘텐츠는 아모레퍼시픽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