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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Apr 20. 2021

여성이 오래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여섯 가지 조언

[W Plant] 지속가능한 커리어 가이드 3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일과 삶을 고민하는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창고살롱’과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들의 서사를 담는 웹매겨진 ‘마더티브’를 운영하는 W Plant.

W Plant는 여성의 지속가능한 일과 삶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발굴하고 연결해 더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요.

루트임팩트, 진저티프로젝트, 포포포와 함께 '내:일을 고민하는 여성을 위한 지속가능한 커리어 가이드'를 4회에 걸쳐 발행하고 있는데요. W Plant가 그 첫 번째 가이드와 세 번째 가이드를 만들었어요.


유리천장, 유리벽, 성별 임금격차, 남성 중심 사내 정치, 엄마 벌점... 여성들이 조직에서 오래 일하지 못하는 요인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나아가며 뒤에 올 여성들에게도 손을 내민다.


여기, 조직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 4명이 만났다. 이들은 국내외 기업, 소셜벤처와 대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서 일하며 인사와 조직 운영, 여성 리더십 교육 등을 담당했고 여성이 조직에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제도나 커뮤니티를 만들어 기여한 경험이 있다.


지난 3월 13일 밤 9시 30분, 온라인에서 만난 4명의 여성은 조직에서 일하는 여성 당사자로서 또 조직과 함께 여성들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본 입장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눈 후 뒤에 올 회사들에게 남기는 조언 여섯 가지를 만들었다.



참석자 소개

유소희 : 경력 25년차 / 한국씨티은행 이노베이션랩 팀장 / 자녀 2명 (11세, 14세)
이혜린 : 경력 10년차 / 소셜벤처 그로잉맘 부대표 / 자녀 2명 (5세, 8세)
임보영 : 경력 19년차 / 국내 제조 대기업 전 인사담당자 / 기혼
홍혜진 : 경력 20년차 / 구글 아시아 어카운트 리드 / 자녀 2명 (12세, 4세)


좌담회 섭외와 운영, 정리는 '창고살롱'과 '마더티브'를 운영하며 여성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W Plant'가 맡았다(원고 정리 : 최인성, 진행 : 전혜영, 녹취 : 홍현진).




일하는 여성으로서, 조직에서 경험한 것


먼저 이들은 여성 당사자로서 생애 주기별로 조직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여성이 조직 안에서 오래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좌절스러운 상황, 반대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 등 다양한 경험이 있었다.


"그럼 언제부터 쉬어? 언제 돌아와?"

임신 소식을 알리자 돌아온 첫 마디


증권사에 다니다 첫아이 임신을 한 혜린님은 임신을 회사에 알릴 때부터 좌절을 경험했다. 이 경험은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키고 싶었던 그가 퇴사 후 커리어를 전환한 계기가 됐다.


"회사 다닐 때 첫아이 임신 사실을 팀장님에게 말씀드렸더니 가장 먼저 한 얘기가 '그럼 언제 쉬러 들어가니? 언제 돌아오니?' 였어요. 축하한다는 말은 듣지도 못했죠. 이후 새로운 일을 아무것도 못 받았어요.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어떤 역할도 주지 않았어요. 임신을 알리고 이런 상황이 되니까 굉장히 괴롭더라고요."


혜린님은 유독 임신・출산으로 인한 공백에 과한 우려를 보이는 조직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조직의 많은 분들이 임신했다고 하면 그 사람 뒤에 올 공백 자체에 압도 당해서 굉장히 염려하는 문화가 존재하는 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어요. 출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고, 제가 자리를 비운다고 하루아침에 많은 일이 크게 변하는 게 아님에도 말이죠. 어느 정도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는 회사라면 출산 전까지 일의 재분배 등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음에도 임신, 출산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 갑자기 큰 공백이 생기는 것처럼 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지속 가능한 일과 육아,

죄책감 갖지 말고 요구했다면...


혜진님은 첫아이를 낳고 9년 터울로 둘째 아이를 낳아 두 번의 임신과 출산에서 상반된 경험을 했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회사를 그만둘 각오로 임신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회사는 절대 안정이 필요했던 혜진님에게 임신 초기 휴직을 제안했다. 혜진님은 안전하게 출산했지만 임신이 민폐라 여겨지던 과거 사회 분위기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당시엔 임신 초기 휴직이 권리 아닌 특별한 배려라 생각해 몸 둘 바 모를 정도로 감사했어요. 빨리 복귀해 그동안 손실을 메꿔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배려 받고, 특권을 누렸으니 몇 배를 토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고요. 3개월 출산휴가 후 바로 복직해 주중에는 일만 하고 주말에만 친정에 가서 아이를 봤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사회적, 제도적으로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이 부담을 가졌던 것 같아요. 임신은 곧 조직의 손실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안에 저를 가두고 죄책감을 가진 거죠. 죄책감 때문에 제 자신을 더 옭아매며 아이와의 관계도 희생하면서 업무에 몰두했고요."


첫째 아이 10살 때 계획하지 않은 둘째가 생겼다. 구글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1년 남짓 지났을 때였다. 당황했지만 사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고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회사였기에 이번에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모두 쓰기로 했다.


"둘째 육아휴직 동안 첫째 아이와 못 보냈던 시간도 보충하고 둘째 어린이집까지 보낸 후 복직했어요. 그러고 보니 내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들을 요구하면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아이들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전엔 친정 부모님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었죠. 지금 구글 APAC이 있는 싱가폴에 두 아이를 데리고 와 일하며 지내는데요.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유연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회사 문화에 신뢰가 있어 가능했어요."


여성이 일하기 편한 회사와

여성이 성장하기 좋은 회사는 다르다


대기업에서 인사・마케팅 담당자로 오래 일해온 보영님의 회사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가 탄탄했다. 자녀 한 명 당 2년까지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은 한시적이긴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3년으로 늘어나 2015년부터 못 본 동료가 있을 정도다. 직원끼리 결혼해 한 명이 해외 주재원으로 나갈 경우엔 몇 년이든 다른 한쪽 배우자가 휴직할 수 있다. 아니면 같은 곳으로 발령을 내주기도 한다고.


"이런 제도들이 작년까지는 직원들이 충분히 육아를 하고 배우자와 원활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쉼'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경력이 끊기지 않도록 하자'는 데 더 초점을 맞췄어요. 예를 들어 임신부나 난임을 겪고 있는 직원들, 육아를 해야 하는 직원들은 최장 2년까지 전일 재택근무, 6시간 근무, 4시간 근무 세 가지 중 근무 형태를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근무해도 승진이나 평가는 동일한 기준으로 받는다고 하고요."


이상적인 제도들, 얼마나 쓸 수 있을까?


"회사가 선진적인 제도를 갖고 있고, 가정 친화적인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기는 한데요. 아직 이런 제도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직원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여성 과차장급 직원들이 단축근무 제도를 쓰는 건 조직에 민폐를 끼친다는 분위기도 있는 거죠. 그래서 일부 직원들은 여성 친화적 제도가 탄탄한 회사가 여성이 일하기 편한 조직이라고 하지만, 반면 여성 직원들이 성장하거나 일하기 좋은 직장일까 고민하기도 해요. 조직 차원에서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임신하면 인사 고과는 포기?

여성은 왜 2배로 일해야 하나


25년 동안 여러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소희님은 두 번의 출산휴가를 앞두고 모두 인사 평가를 불리하게 받은 경험을 나눠 좌담회 참석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다양성, 특히 모성을 중시하는 외국계 회사를 다닐 때라 임신과 출산을 축하받긴 했지만 극도의 경쟁적인 환경에서 '뛰어난 임신한 여성'이 정당하게 평가받기는 어려웠다.


"첫째 임신했을 때 후배가 인사 고과가 낮아 상사와 협상 면담을 해야 해서 상담을 해줬는데요. 그 조정이 출산휴가 갈 예정이었던 제 등급을 내리는 걸로 결정이 난 거예요. 저는 고과를 잘 받는 걸로 면담이 끝난 상태였는데요. 거기까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저와 상담했던 직원이 '임신하는 사람들은 원래 등급 낮게 받는 게 맞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때 조직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순수하지 않다는 걸, 또 동료들이 제가 없는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뒤처질 순 없어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출산 80일 만에 복귀해 불은 가슴을 유축하며 전국으로 출장을 다녔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도 뒤지지 않으려 남들의 2배를 일했지만 결국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퍼포먼스가 가장 잘 나와서 고과를 잘 받기로 하고 출산휴가 들어가려고 했는데 상사가 막판에 결정을 뒤집더라고요. 결국 전 고과를 안 좋게 받았고 저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던 남자 직원들에게 고과를 몰아줬어요. 조직이 겉으로는 제도가 잘 돼있지만 경쟁자인 동료들은 여성이 출산하러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구나 싶었어요."




일하는 여성을 위해, 조직에서 노력한 것


좌담을 나눈 4명의 여성은 각자 일하는 조직에서 인사와 조직 운영. 여성 리더십 교육을 담당했거나 여성들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사내 제도나 커뮤니티를 만드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들이 조직과 함께 노력했던 부분도 들어봤다.


워킹맘이 기준이라면
모두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혜린님이 공동창업하고 부대표로 재직 중인 소셜벤처 '그로잉맘'은 직원의 80% 이상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돌도 안 된 아이부터 중학생까지 직원들에게 딸린 아이들만 20명이 넘는다. 엄마와 아이들이 회사를 이루는 주축인 셈이고 당연히 엄마들이 편하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위해 애써야 하는 구조다.


그로잉맘 직원들은 대부분 100% 재택・원격근무를 한다. 돌봄 이슈로 낮 시간이 어려울 경우 밤에 회의를 진행하기도 하며 방학 기간에 휴가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엄마의 시간'에 맞춰 유연하게 일한다. 사무실을 고를 때도 키즈 프렌들리한 곳인지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코로나 확산 이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할 수도 있었고 아이들도 함께 갔던 워크숍은 작은 육아 공동체를 떠올리게 한다.


"저희는 워킹맘도 사회적 약자에 포함된다고 생각해요(웃음). 아이도 돌보고 일도 해야 하는 워킹맘,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워킹맘... 이런 취약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일하는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이보다 덜 취약한 사람들까지도, 모든 조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회사의 결혼하지 않은 주니어 직원들도만족하면서 오래 근속하는 편이에요."


혜린님은 이어 육아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도 회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일하는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지키기 위한 스트레스가 업무를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 육아 상담이 회사 차원에서 지원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로잉맘의 경우 일하는 나와 엄마로서의 내가 충돌하는 고민에 일상적으로 상담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큰 복지라고도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바텀업 Bottom-up

실천은 탑다운 Top-down


보영님이 재직 중인 대기업은 5년 전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를 주로 여성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방식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남성 직원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의 공감을 받아야 한다는 걸 인지한 회사는 지난해부터 색다른 방법으로 제도를 홍보하며 직원들의 공감과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재택근무 사내 커플의 하루' 같은 사례를 콘텐츠로 만들어 전직원과 소통하고 있어요. 전보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마인드셋 교육을 하는 거죠. 직원들이 재밌게 구성된 콘텐츠를 보면서 '이런 제도들이 나쁜 게 아니구나', '집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구나', '남자들도 육아휴직하면 좋은 점이 있구나' 하면서 다들 깨닫기 시작했고요." 


보영님이 다니는 회사에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를 탑다운 방식으로도 시행한다. 탑다운 문화가 강한 회사라 탑다운으로 지시될 때 가장 빨리, 잘 시행된다고. 다만 아이디어는 밑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로 구성된 직원대의기구에서 CEO나 임원진에게 바텀업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제도 시행을 요청한다. 아래에서 역으로 받은 제안을 CEO가 지시하면 직책자들도 적극 동참하면서 제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여성들이 밀어주고

여성들이 끌어주는 


소희님은 현재 일하는 외국계 은행의 다양성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왔다. 다양성위원회의 '여성 파이프라인 매니지먼트' 분과에서는 여성 중간관리자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교육, 여성 리더들을 매칭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여성 중간 관리자들이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여성들이 너무나 잘한 과업들을 상사와 이야기할 때 성과로 인정받는 걸 부끄러워하더라고요. 또 내가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누가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유리천장만 있는 것 같지만 더 심각한 건 유리벽이거든요. 여성들은 본인이 할 수 있음에도 업무 영역을 늘리는 걸 굉장히 두려워해요. 저는 이런 부분을 여성 후배들한테 많이 알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법을 고민하다 여성가족부에 연락해 요청드렸고 때마침 얘기가 잘 되어 좋은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었어요."


여성가족부도 요청을 반겼다.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좋은 강사들을 초빙할 수 있었고, 상사와의 면담 스킬부터 협상, 리더십과 관련한 완성도 높은 온・오프라인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온라인 무료 과정은 은행 조직에 맞게 재구성해 전체 여직원들에게 오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직원들이 그간의 어려움을 소통하고 지혜를 나누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어요. 서로가 서로를 더 알아가며 이끌어주는 시간이 됐죠. 또 저는 여성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여성위원회는 매년 테마를 정해 여성 직원들의 가장 간지러운 부분을 같이 도출하고 해결하려고 해요. 올해 테마는 Choose to challenge예요. 여성들이 챌린지를 먼저 선택하고 가져가자는 의미죠."


내가 필요해서 만든

육아휴직 복직자를 위한 가이드 


둘째 아이를 낳고 복직한 혜진님은 구글 코리아가 임신・출산 여성들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걸 깨달았다. 조직 구성원이 너무 젊어서였다. 흩어져있던 관련 자료와 숨겨져 있던 제도들을 찾아 하나로 취합해 스스로 가이드를 만들었다. 복직에서 돌아온 이들을 맞이하는 매니저들이 가장 잘 알아야 할 것 같아 회사에 제안, HR팀과 협업해 매니저 교육까지 진행했다. 가이드에는 임신을 알리는 직원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등 세세한 내용이 담겼고 매니저들은 '이런 게 있었나?', '몰라서 못 도와줬다'는 반응이었다. 


"저희 회사는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시작해 만들어야 하는 분위기인데요. 직원으로서 문제의식 느꼈던 걸 스스로 해결책과 제도를 찾아 세션을 만들고 사내에 널리 알려 뒤에 오는 후배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대기업처럼 인사팀에서 알아서 쫙~ 만들어 주는 것도 좋지만 개인이나 조직이 스스로 제도를 만들어 교육까지 갈 수 있게 하는 문화도 좋은 것 같아요." 


혜진님은 바텀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 문화를 위해서 조직 내 커뮤니티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발적으로 모여 스스로 필요한 것, 중요한 어젠다를 정해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은 커뮤니티에서 할 수 있다는 거였다.  


"소희님이 일하는 은행의 여성위원회처럼 구글에도 우먼앳구글(Women@Google)이 있는데요. 이런 커뮤니티를 그저 대기업이라 보여주기식으로 두는 게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문제가 뭔지 정의하고 해결책과 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직에서 일하며 여성으로서 때론 좌절하기도 했던 참석자들은 혼자 아닌 모든 여성이 오래 조직에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좌담회를 마무리하며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뒤에 올 회사들에게 남기는 조언 6가지를 만들었다. 각자 준비해온 3가지 조언은 공교롭게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서로의 의견에 크게 공감했다. 


조직에서 '내 일'을 이어가기 위해 단순히 요구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제도와 커뮤니티, 조직문화를 만들었던 참석자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직에서 오래 일해 온 여성 당사자로서, 조직과 함께 여성이 오래 일하기 위해 노력한 구성원으로서 이들의 조언에 뒤에 올 회사들이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본 콘텐츠는 아모레퍼시픽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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