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여행은 인생을 바꾸지만 노년의 여행은 생각만

그림일기_91

by motif


젊었을 때 여행해야 하는 이유



지난달 28일, 한국의 추석 연휴가 시작된 날, 우리 부부는 멕시코가 자랑하는 '국립 인류학 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을 방문했다. 멕시코시티에서 외국여행자가 방문할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면 누구나 첫 번째로 꼽는 곳이었다. 고고학자도 아니고 민속학 연구자도 아닌 사람들이 인류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도 아닌 여행자들에게 추천 1번이 '인류학 박물관'이라니... 300년 식민 지배 속에 있었던 멕시코 사람들에게 그 박물관은 여러 박물관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들의 자존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당도하기 전 이 땅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그곳 방문을 멕시코 시내ᐧ외의 고고학 유적지들을 방문한 뒤로 미루었다. 다른 유적지에서 풀지 못했거나 새롭게 생겨난 의문까지 그곳에서 풀 요량이었다. 풀어야 할 의문들 때문만 아니라 명절이 되자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는 객지에서 맞는 한가위 향수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어디 몰두할 곳이 필요했다. 그곳이 인류학 박물관이었다.


하루 종일 그곳을 관람하는 동안 몸이 말라 종잇장 같은 젊은 청년과 몇 번 마주쳤다. 맛집이나 엔터테인먼트 핫스폿을 찾는 대신 박물관에서 몰입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 아들처럼 감정이 이입되었다. 관람을 마친 뒤 박물관 밖에서 다시 이 청년과 마주쳤다. 남편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 박물관에서 한두 시간도 아닌, 하루 종일 보낸 청년이라면 '나도 궁금하다'며 그 청년과 인사를 나누었다. 나이도 우리집 막내와 같았다.


그와의 긴 대화에서 그가 뜻을 세우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세계를 떠도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렇게 시작된 그와의 이야기를 남편이 글로 정리해서 한 매체에 기사로 송고하고 남편의 SNS에도 올렸다. 이 청년의 의지에 공감한 사람은 남편만이 아니었다.


"세상의 수많은 박물관 미술관 중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이 가장 큰 충격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다시 박물관에 서 있는 듯 감동입니다. 히카루상 같은 길 위의 여행자를 만나면 꼭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


한 독자께서는 한 끼 식사 비용 1달러로 주린 배를 참으면서도 자신의 꿈에 시간을 쓰는 이런 청년 여행자를 만나면 따뜻한 밥을 사겠다고 했다.


"베를린에 초대하고 싶어요."


평소 장한 도전을 하는 한국 젊은이들을 만나면 댁으로 초대해 숙식을 제공하시곤 했던 베를린의 어르신은 이 젊은이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고 싶어 하셨다.


"내가 살고 있는 카이세리(Kayseri)에도 7천 년 된 캬라반사라이(Caravan Sarai) 퀼테페(Kültepe) 유적지와 박물관이 있어요. 그곳에 데려가고 싶네요. 내년 8월까지 제 초대가 유효합니다."


튀르키예 에르지예스대학교(Erciyes University) 한국학과 교수로 계신 분은 7천 년 된 유적지로 그를 안내하고 싶어 했다.


이 모든 소식을 전할 때마다 그 일본 청년은 새로운 기운이 솟는다고 했다. 우리 삶의 태도를 '소유보다 향유', '안정보다 모험'으로 바꾼 해외여행은 32년 전 그 청년의 나라, 일본이었다.


"청년의 여행은 인생을 바꾸지만 노년의 여행은 생각을 바꿀 뿐이다.

_20231018

강민지”


●30년, 우리 부부를 지탱해온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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