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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Jan 02. 2024

딸의 정령을 만나다

Ray & Monica's [en route]_92


팟빵 스몰포켓,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변함없구나
     

길 위에서 조우하는 사람들에게 불쑥 대화를 청하고 중간중간 질문을 드리곤 합니다. 불쑥한 질문이니 그 답이 가볍지 않을까, 싶지만 그 답을 꼭 씹어 볼수록 그렇지 않음을 압니다. 즉시 답이 되어 나온 말일수록 그의 속에서 오랫동안 삭은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로부터 나온 모든 말은 그 사람의 깊은 속에서 오래 살아 있다가 마침내 두레박에 담긴 말입니다. 이렇듯 깊은 속에서 길어 올린 말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날 밤 그 말들을 다시 꼭 씹으며 숨은 뜻들을 헤아려보곤 합니다. 씹을수록 인생의 갖은 맛 중에 어떤 국면이 담긴 그 말을 통해 그가 말하지 않은 그의 오래된 기쁨과 슬픔, 현재로 이어진 환희와 고난의 뿌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의 나의 것과 같은 뿌리줄기이기도 해서 더 기쁘기도 하고 더 슬프기도 합니다. 또한 나의 것과 전혀 달라서 더 기쁘기도 하고 더 슬프기도 합니다.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정령입니다.     

가족단톡방에 둘째 딸, 주리가 '나리 언니 팟캐스트 출연'이라는 소식을 '링크'로 올렸습니다.     

그 링크를 따라가 65분간 딸의 말에 귀 기울였습니다. 그 말들 속에 내가 알지 못했던 딸의 정령, 또한 나조차도 알지 못했던 나의 정령을 이곳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의 해변에서 만났습니다.




small pocket

140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변함없구나 / 파주 모티프원 motif #1     


작지만 요긴한 이야기 140회 녹음은 파주에 위치한 북스테이 "모티프원"의 운영자 이나리 배우님과 함께 했습니다. 조기 퇴직한 아버지가 지은 게스트하우스, 그 공간의 운영을 맡은 건 큰딸이었습니다. 창작자로서의 모티프, 인간으로서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질문을 지키고 싶은 사람을 환영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내 삶의 가장 첫 번째 동기를 생각하는 공간 모티프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motif.1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 모티프원


https://www.podbbang.com/channels/11972/episodes/24847148     



#팟빵 #스몰포켓 #이나리 #세계일주 #멕시코여행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BajaCaliforniaSur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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