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꾸만 한국의 상황에 마음이 갑니다. 2024년의 한국 현실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그것을 기획하고 집행한 사람들의 뇌 속 구조가 궁금합니다. 또한 그 책임자들이 국민들을 향해 내뱉는 뻔뻔함이 어디까지일지가 궁금해 그동안 잊고 있던 뉴스채널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시집간 누이가 친정에 관심을 끊을 수 없는 그 마음을 어제 오늘 실감하고 있습니다.
북한 상황이 아닌 남한에서 일어난 이 상황에 대해 외신은 어떻게 전하고 있는 지 또한 그 뉴스들의 댓글을 통해 그 나라의 시민들은 한국의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게 됩니다.
과테말라의 주요 일간지 프렌사 리베레(Prensa Libre)는 상황 발생 즉시 '한국의 계엄령(Ley marcial en Corea del Sur) : 국회 폐쇄, 정치 활동 금지, 언론 통제 권한 부여'라는 제호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025년 예산안을 두고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깜짝 조치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더불어 원화와 삼성전자, 쿠팡 등 주가가 런던과 뉴욕 증시에서 급락했다는 내용과 과테말라 외무부가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과테말라인이 141명이라고 확인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New York Times는 계속 후속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의 거리를 가득 메운 윤석렬 탄핵 요구 시위와 국회 밖에서의 촛불 집회를 상세히 다루면서 부모와 자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기사의 댓글들은 이런 한국의 모습이 놀랍다는 응원이 대다수이다.
"Congratulations Korea! Showing the world how it’s done
(축하합니다, 한국!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세상에 보여주고 있군요
)"
"Congratulations to the korean People true patriots
(한국 국민에게 축하드립니다, 진정한 애국자들
)"
"I am so proud of Korean people! True patriots! This is how real democracy should work(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진정한 애국자! 이게 진정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법이다)."
맨해튼의 이민 변호사로서 오랫동안 미얀마의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망명객들의 미국 안착을 돕고 있는 브루클린의 친구, Melissa Ann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Some here question whether the people will have such…. Courage? If faced with this. Many are thankful to the people of Korea of showing what must be done on such a night others fear that people here have no memory of history and knowledge of what dictatorship is, thus leading them to continue sleeping. Sending love to you both from Brooklyn to Antigua to Korea.
(여기 사람들은 만약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과연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의문스러워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한 밤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어떤 이들은 여기 사람들은 역사에 대한 기억과 독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계속 잠자고 있지 않았을까 두려워합니다. 브루클린에서 안티구아의 당신 두 분과 한국에 사랑을 보냅니다)."
이곳 과테말라는 1821년 독립한 후 군사 정권과 쿠데타가 반복되었으며 1996년에야 내전이 종식되었습니다. 그 후 안정을 되찾아 이곳 안티구아는 북미와 유럽의 은퇴자들이 영주를 희망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이 숙소에서 장기 체류하고 있는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푸에고 화산을 바라보며 삶의 이 소중한 순간을 찬양했습니다.
한국의 여행자들이 과테말라를 여행할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이 안전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12.3 비상계엄 이후 과테말라 외무부에서 한국에 체류 중인 과테말라인 141명의 안위를 염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