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케 류노스케 『초역 부처의 말』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부처가 알려준 가장 실천적인 지혜

by motifnote


감정은 우리를 가장 빨리 흔들고, 동시에 가장 오래 남는 파문이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1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그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스릴지에 대한 부처의 가르침을 가장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파트다. 책의 몇 구절은 ‘아, 이건 지금 내 얘기다’라는 느낌처럼 가슴에 그대로 와닿았다. 특히 타인의 화, 내 화, 그리고 우리가 서로에게 남기는 상처의 방식을 이야기한 부분을 읽으면서 오래 멈춰 서게 되었다.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있다. 세상에서 제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타인의 마음이라는 사실이다. 작년에 나는 직장에서 동료와 충돌을 겪었다. 처음에는 작은 불편함이었고, 그다음에는 짜증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감정은 미움으로, 마지막에는 분노로 변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문제는 그 동료보다도 분노를 품고 험담을 하는 ‘내 모습’이 더 싫었다는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어떻게 하면 이 사람에 대한 미움을 멈출 수 있을까?’ 그 고민이 깊어질 즈음, 우연히 이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렇게 이 책은 내게 마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소리 없이 흐르고, 어떻게 나를 움직이며, 어떻게 나를 망가뜨릴 수도 있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줬다.





화를 내는 미운 상대를 보고 울컥 화가 치민다면
그 화로 인해 스스로 악인이 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p.21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 상대가 ‘문제’라고 생각하며 화를 쏟아내곤 한다. 하지만 책은 그렇게 말한다. 화는 상대를 향한 감정 같지만, 결국 가장 많이 상처받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상대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고 태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의 악’이 아닌 ‘내 마음의 요동’을 다스린 것이다. 책은 이렇게 조용히 말한다. “타인의 화를 마주했을 때 빨리 알아차려야 하는 것은, 지금 내 마음이 먼저 물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노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다스리려는 의식’만 가져도 마음의 결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대목은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 상대보다 먼저 나를 돌아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일깨웠다.


이 문장은 정말로 내 상황에 그대로 꽂혔다. 나는 동료를 미워하고 비난하는 동안,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먼저 일그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책은 말한다. 상대를 향한 분노처럼 보이지만 그 화에 가장 많이 상처받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이 문장을 읽고 처음으로 내 감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뭔가 잘못 가고 있구나.’, ‘이 감정은 나를 지키는 게 아니라 망가뜨리고 있구나.’ 그걸 인지하는 순간, 분노는 조금씩 힘을 잃기 시작했다.



결국엔 당신도 사라진다. 나도 사라진다.
그렇다면, 아무려면 어떤가.

p.29


감정은 순간 엄청 커 보이지만, 조금만 더 크게 바라보면 결국 다 사라질 파동일 뿐이다. ‘결국엔 사라진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감정의 무게가 반 이하로 떨어진다. 이 구절이 아름다운 이유는 화내지 말라고 도덕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크기 속에서 감정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감정은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감정을 상대화하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크기를 잃는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내가 그 동료에게 느꼈던 분노의 무게가 갑자기 가볍게 느껴졌다. ‘맞아, 나도, 이 사람도, 결국엔 사라지는데 이 감정 하나에 이렇게 소모될 필요가 있을까?’ 이건 ‘화를 내면 안 된다’라는 도덕적 요구가 아니다. 삶의 크기 속에서 감정을 상대화하는 시선이다. 그 시선 하나만 바꿔도 감정의 크기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타인을 괴롭히거나 곤란하게 만들면서
쾌감을 얻으려는 습관이 몸에 배면
마음속에 차곡차곡 업보인 화가 쌓여
도리어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만을
쉼 없이 좇게 됩니다.

p.31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거나, 답을 미루거나, 묘하게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으로 ‘조용한 힘’을 행사할 때가 있다. 그 순간의 작은 쾌감은 사실 내 안의 불안, 열등감, 흔들림이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책은 이걸 아주 정확하게 짚는다. “그 습관이 몸에 배면 마음속에 차곡차곡 업보인 화가 쌓입니다.” 결국 누군가를 괴롭히면 내 안에도 ‘괴로움의 씨앗’이 쌓이고, 그 씨앗은 언젠가 반드시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이 메시지는 처벌이나 규범이 아니라 “너는 너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는 아주 따뜻한 조언으로 읽힌다.


나는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곤란하게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동료가 조금 고생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바라는 순간들이 있었다. 책은 이런 미묘한 감정조차 내 안에 부정적인 파동을 쌓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처벌이나 도덕의 관점이 아니라, “너의 마음을 너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아주 따뜻하지만 단호한 조언이었다.




이 책이 내게 준 깨달음은 아주 단순하다. 감정은 억누르는 기술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파동이 만들어내는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모양과 크기를 잃는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동료에 대한 감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분노에 휘둘리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결국 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나처럼 인간관계 때문에 지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감정의 파도를 조금이라도 덜 흔들리게 만드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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