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이 주는 환상에 대하여

딸깍의 재료는 무엇인가?

by 모티프레임

AI 서비스의 춘추전국시대.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분초를 다투듯 혁신적인 기능을 앞세워 전투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챗GPT/미드저니/프리픽/수노 정도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발전속도가 놀랍다.


미드저니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프롬프트 몇 줄을 작성하고 딸깍하면 말 그대로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2D 화면 속의 픽셀정보로 생성해서 보여준다. 부분적인 수정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편집모드를 거치면서 구체화된 이미지는 언어로 전달하기 힘든 시각적 의사소통을 단시간에 해낼 수 있는 마법을 부린다. 2차 딸깍을 거친 이미지는 다른 AI 생성툴로 이동해서 영상 생성이나 3D 에셋으로의 변환을 위한 1차 재료로 사용된다. 이후 생성된 여러 영상, 렌더링 이미지, 사운드, 음향 효과들이 종합편집 툴을 거쳐 최종 결과물이 완성된다.


여기까지 글을 작성하면서 의도적으로 빼놓은 부분이 있다. 바로 글줄로 정리된 스토리 기획과 영상 연출에 대한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더 앞으로 가서 기획의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건 수초, 수분 내에 딸깍으로 해낼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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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야기할 때 거의 다수가 서비스에 대한 장단점 비교,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필요한 콘텐츠고 변화속도에 발맞춰 습득해야 할 중요한 정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것들은 수개월 내에 또 다른 특이점을 넘어 기존에 알고 있는 방법론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는 과정을 되풀이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넓게 생각하면 세상을 이루는 많은 것들이 그렇지만 속도의 측면에서는 비교할 대상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되 딸깍의 재료가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은 비중으로 다루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잦아졌다. 이미 많은 공부와 실전 경험으로 다져진 기획과 연출, 스토리텔링에 대한 기본기를 갖춘 사람이 00은 00을 사용해서 딸깍하면 금방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볼 때마다 그걸 소비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어떤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타짜들은 진짜 노하우와 마법의 레시피는 공개하지 않는 법이다. 핵심적인 요소는 당연하지만 단 시간에 딸깍으로 습득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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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과물은 만들어진 어떤 의도를 갖는다. 영화, 소설, 드라마, 길거리 간판, 전단지 등등 우리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은 모두 기획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익 추구라는 공통분모와 더불어 여러 가지 의도들이 섞여있게 마련이다. 각각의 의도들이 가진 내재적 속성에 따라 이익의 크기, 사회적 영향력, 개인적 만족감까지 다양한 파생 효과들이 나타난다.


시간을 가지고 숙성시킨 사유를 거쳐 만들어낸 명확한 의도를 가진 결과물이 추출한 의미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미를 최대한 온전하게 잘 전달하려면 기획과 연출이라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획 의도에 맞는 기획과 연출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흔히 말하는 창의성이라고 하는 것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 능력이 갖추어졌을 때 AI에게 딸깍이라는 지시를 내리고 생성된 결과물을 가지고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판단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면서 결과물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이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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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이 달콤한 꿀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게 하려면 재료가 좋아야 한다.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에 대한 이해를 갖춘 셰프가 맛과 영양가를 갖춘 데다가 플레이팅도 멋진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너무 뻔하지만 곧잘 잊곤 하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