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사세요
시대가 변했다.
‘함 사세요’라는 함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 하지만 시후는 결혼하게 되면 꼭 함을 팔고 싶었다. 친구들과 신부의 친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또한 그것은 시후의 인생사에도 흥미롭고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함 사시오~ 함 사시오~”
신랑 친구들이 큰소리로 외치며 동네 어귀로 들어오고 있다. 함진아비가 멈춰 서서 힘들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툭툭 쳤다. ‘아이고, 되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신부 언니가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아이고, 지금들 오시는군요, 고생들 많으시죠. 저는 신부 언닌데요. 저의 미모를 봐서 걸음을 재촉하시면 안 될까요?”
함진아비 오른편에 섰던 신랑 친구가 신부 언니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더니 엄지를 치켜세웠다.
“와우, 원더풀~”
함진아비가 친구의 반응에 공감하다가 바로 정신을 차렸다.
“아니지라, 귀한 함을 가지고 먼 걸음을 왔는디 그냥 갈 수는 없지라.”
신부 언니가 급히 흰 봉투 세 개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당연히 준비했지요~ 이거 밟으시고 얼른얼른 오세요.”
“이보게 친구, 쩌그 있는 봉투가 도톰한지 확인 한 번 해보더라고.”
함진아비가 땅바닥의 봉투를 가리켰다. 함진아비 왼편의 신랑 친구가 봉투를 빼꼼히 열어봤다.
“에게~ 시방 이게 뭐시여, 최소한 세종대왕은 깔아야제. 함, 후진!”
“어머~ 성질도 급하시네요. 알았어요, 알았어.”
신부 언니가 주머니에서 도톰한 봉투 세 개를 바닥에 깔았다. 함진아비와 친구들이 봉투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앞으로 옮겼다. 함진아비가 목과 배를 연달아 만지며 한 마디 던졌다.
“아이고, 소리를 씨게 질렀더니 목도 칼칼허고, 배도 출출혀서 갈 수가 없는디 어떡허나.”
“그래요, 쪼끔만 기다리세요. 술과 안주 금방 가지고 올게요.”
어여쁜 신부 친구가 주안상을 들고 엉덩이를 씰룩 씰룩 흔들며 나왔다. 함진아비와 일행들 앞에서 재미있는 음악과 함께 요염한 춤도 췄다. 그리고는 함진아비와 일행들의 한 발 정도 떨어진 곳에 주안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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