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difference) vs 틀림(wrong)
둘이서 하나 될 때
다툼 있기 마련이지요
한 사람은 남자로
한 사람은 여자로 태어났고요
한 사람은 이렇게
한 사람은 저렇게 살아왔어요
태생부터 다른 삶을
짧지 않은 세월 살았는데
다툼 없이 실망 없이
산다함이 욕심이지요
다름을 깨달아야
둘이서 하나 되지요
내가 뱉은 말이라도
하물며 후회가 있고
내가 행한 몸짓에도
마뜩잖을 때 있잖아요
한 사람의 세계에도 어긋남 많은데
두 사람의 만남에야 오죽할까요
다른 것을 틀리다 말하면
시간이 가고 가도 하나 되기 어렵지요
프랑스어에 ‘톨레랑스(tolerance)’는 말이 있습니다. 라틴어의 ‘참다, 견디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 ‘관용’, ‘용인’ 등으로 번역됩니다. 톨레랑스는 ‘남의 생각이나 행동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남의 생각과 행동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된 것’으로 매도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그럴 수도 있다’고 용인하는 것입니다. 톨레랑스는 방관이나 무관심, 포기 등과 같은 소극적 의미의 용인이 아닙니다. 톨레랑스는 상대방의 사고와 행동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는 적극적인 용인입니다.
영어에 wrong과 differenc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wrong은 ‘틀림’이고 difference는 ‘다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에서 ‘틀림’과 ‘다름’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기라도 하면 그 사람은 ‘틀렸다’고 말합니다. 내 모습이나 행동과 다른 사람이 있기라도 하면 ‘잘 못됐다’고 말합니다.
사실은 그들의 생각과 모습, 행동이 틀리고 잘 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나와 다를 뿐인데 말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틀렸다고 하니, 잘 못되었다고 하니, 그 사람도 나를 틀렸다고 할 수밖에요. 잘 못되었다고 할 수밖에요. 그래서는 두 사람이 하나 될 수 없지요.
이혼이라는 단어는 분명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호감단어는 아닙니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입니다.
오죽하면 극단의 결정을 하겠느냐마는... 이혼 사유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성격차이입니다. 성격차이라는 말은 너무나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해석하기 어렵지만 쉽게 접근해 보면 결국 다름(difference)을 인정하지 못한 데서 기인합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다름을 못 견뎌하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이 나의 생각과 나의 습관에 맞춰주기를 원했던 겁니다. 한쪽에서만 원한다면이야 다른 한쪽이 들어주면 그만이지만 서로가 자기 쪽으로 맞춰주기를 원하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지요. 처음에는 기울기가 기운 어느 한쪽에서 맞춰주다가 지치면 결국 폭발하는 거지요.
아내들아 남편에게 복종하라 이는 주 안에서 마땅하니라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 3:18~19)
아내가 남편을 공경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기 위해서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 상사와 부하, 스승과 제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서로의 다른 인생을 존중해 줄 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