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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아이와 함께 떠난 첫 괌 여행 #.01

by 윤귀희

지난 3/21-3/25 3박5일로 괌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작년에 가려고 호텔에 항공, 투어까지 모두 예약했으나

엄청난 태풍으로 인해 모두 취소했었다.

만약 여행중에 태풍을 만났으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여행을 가려고 패밀리 룩으로 쇼핑까지 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하여 2025년 3월,

우리 아진이가 10살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영어로 간단한 회화는 할 줄 아는데다가

영어로 된 간판도 읽을 수 있으니, 지금 괌에 가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그전부터 영어 회화 공부를 조금씩 했기에, 번역기는 일절 쓰지 않고

현지인들과 필요한 회화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J가족이다.


나 ISTJ

남편 ESFJ

딸 ENTJ


따라서 계획을 아래와 같이 만들었다.

괌 여행 스케줄
괌 여행 준비물 및 여행 지출 계획

여기서 추가로 300달러 환전하고, 또 트래블월릿에 30만원을 넣어두었다.

ABC 스토어에서 100$, K마트에서 100$, GPO에서 60$를 쓰고,

식사값은 피카스카페 22$ 더 비치바( 얼마인지 기억안남 )론스타 스테이크 100$ 가까이 썼다.

남편의 힐튼 포인트 덕분에 조식과 저녁1끼를 호텔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비용을 많이 절감했다.




19:55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진에어 LJ921편을 타고

현지시각으로 23:40분쯤 괌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각은 약 3시간 40분.

작년 연말에 무안공항 참사를 보며 충격에 빠져, 비행기를 탈 자신이 없었는데

난기류로 인한 흔들림이 거의 없이, 안정적으로 괌 공항에 도착했다.

(그럼에도, 긴장 되어 청심환 먹고 비행기 탄 건 비밀..)

현지시각으로는 밤 11시 40분이었으나,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자정을 넘긴 시각.

입국 심사에 직원이 몇명 없어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행기 앞자리에서 재빨리 입국심사대로 달려가야 함!)

그리고 이곳의 특징은, 직원분들이 꽤나 느긋 하다는 것. 하지만 모두 밝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맞이해주심!


짐을 찾는데도 한참이 걸려 .. ㅠ 공항 밖을 빠져나왔을 때 남은 택시들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공항택시 한 대가 남아있어서 택시를 타고 힐튼 괌 호텔로 향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0~25$의 비용이 든다.


a.m. 2:40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찍을 여유도 없이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 피곤한나머지 거의 기절한듯 잠들었다.

힐튼 괌 호텔은 main tower, premium tower, 그리고 tassi tower 이렇게 세 개의 타워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 가족은 타시 타워에서 3박을 쭉 보내기로 했다.

프리미엄타워가 최근 리모델링을 해서 좀 더 세련된 디자인이긴 하지만,

현지의 개성이 더해진 디자인은 타시 타워라는 것 !


그리고 타시 타워의 장점은 1층에 전자레인지가 있어서

한국에서 들고 온 한식을 데워먹기 좋았고 정수기가 있어서 물을 담기에도 좋다는 것 !

(객실당 2병은 무료제공이지만, 그 이상은 얼마씩 돈을 지불해야 식수를 마실 수 있다.)

4층 엘리베이터 근처에 아이스머신이 있어서 렌트카에서 제공해준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담아,

음료수를 넣어 다닐 수 있어서 남부 투어 다닐 때 유용했던 점 ! 수영장으로 가는 길이 가깝고

수영장에서 연결된 프라이빗 비치에 갈 때도 가까웠던 점 !! 단점이 하나 있다면,,

객실이 1층 홀을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되어 있어, 소리가 울린다는 점...

1층에서 조식 준비를 하며 달그락 하는 그릇 소리가.. 새벽 5시30분부터 4층까지 들린다는 점..

조심스럽게 그릇을 세팅하고 있어 시끄럽지는 않지만

예민하신 분들은 잠이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 예민하신 분들 중 1인.. ^^)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갔는데,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가서 먹어야 할 조식을

1층에서 잘못 먹었더라는 ㅎㅎ음식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과일이나 빵, 주스, 베이컨, 등등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그 자체였다. 피곤해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욱여넣고 방으로 돌아와 다시 취침...정말 잠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불 끄고 눈 감고 쉬는것만 해도 체력충전이 어느정도 된 느낌이었다.

점심은 한국에서 가져온 레토르트 죽과 김, 김치, 햇반, 북어국으로 간단히 때우고,

괌에서의 첫 일정을 준비했다.


우리의 첫 번째 일정은 '리티디안 비치 투어' 상품이다.

[괌조아닷컴]을 통해 신청했으며, 리티디안 비치 입장 시간(수요일~일요일p.m. 4:00까지)과는 상관없이

개인 사유지의 비치에서 매점이나 모래놀이, 구명조끼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힐튼 호텔에서 리티디안비치까지는 약 40분이 걸렸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

간이 샤워기가 달린 화장실에서 계단으로 5분~10분 정도를 걸어 내려가니

에메랄드빛 리티디안 비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첫 스노쿨링 장소가 리티디안 비치라니 !!

물 속에 얼굴만 담가도 예쁘고 귀여운 열대어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물고기들이 공중에 떠 다니는 느낌마저 들었다.

산호초 근처에는 물고기들이 더 많이 있었고,

해초를 뜯어 먹으며 무심하게 지나가는 물고기들을 보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유롭고 평화로웠고, 그 노곤한 순간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쇼핑도 아니고 투어도 아닌, 오로지 자연을 즐기는 것.

쇼핑 천국 괌이라고 하지만, 우리 가족은 정말 3일 내내 물에 있었다.

스노쿨링 장비(오리발, 스노쿨링 마스크, 구명조끼, 수영복 각 2벌씩)만으로

캐리어 하나를 꽉꽉 채워갔을 정도이니, 정말 물놀이에 진심이었던 우리 가족 !

우리 딸은 스노쿨링이 처음이라 풀마스크를 쓰고 들어갔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숨 쉬는 통로가 막혀서 고생을 했다.

(스노쿨링 풀마스크는 턱을 들고 있어야 숨 쉬는 통로가 막히지 않는다)

게다가, 오리발에 자꾸 모래가 들어가는 것도 불편해 하고, 간식타임에 라면 먹을 때

개미나 벌레들이 올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난 다시 없을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었다.

우리 딸은 온전히 리티디안을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에

스노쿨링에 적응을 해서 물고기들을 마음껏 봤다.


나는 이 날 평소라면 절대 입지 않았을 수영복을 입었다.

여행이니까 뭐 어때. 남들 시선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입고 싶은대로 입었다.

이 수영복을 언제 다시 입을지 모르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피지컬이기를 바라며...^^

리티디안 비치 투어를 끝내고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5시30분이 되었다.

리티디안에 있는 샤워시설은 그저 바닷물을 헹구는 정도였기에 젖은 수영복을 입고 그대로 귀가.

그대로 룸에 들어가기 아쉬웠던 우리 딸의 의견을 반영해서, 그대로 호텔 수영장으로 갔다.

사실 아침부터 계속 수영장에 가고 싶었던 우리 딸.

리티디안비치투어를 위해 아껴놓고 아껴놓던 호텔 수영장을 만끽했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외국 청소년들이 서로 놀이를 하고, 일본인 가족들도 물놀이를 즐기며

저 멀리 '사랑의 절벽'을 배경으로 인피니티풀을 즐겼다.

갑자기 쏟아지던 비(스콜)에 다른 투숙객들은 수영장을 떠났지만

비 맞으면서도 혼자 수영을 즐기던 우리 딸.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우리 딸을 보며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게 혼자서도 멋지게 순간을 즐기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가족은 기진맥진이 되었고,

어디 나가서 저녁 먹을 힘도 없었다. 그 때 남편이 참치회 배달전문점에서

참치회와 참치 사시미 샐러드, 그리고 볶음밥을 배달시켜줬고

회를 못 먹는 우리 딸은 룸서비스로 햄버거를 먹었다. 며칠간 속이 안 좋아 입맛이 없던 나는

그 참치회를 먹자마자 식욕이 돌아와버렸고 (ㅠㅠ) 미국 서타일 햄버거는 끝내주게 맛있었다.

불향이 느껴지는 두툼한 육즙에, 고소한 치즈에, 큼지막한 빵까지.. 하..


그리하여 괌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우리 가족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정말 꿀잠을 잤다.


괌에서의 둘째 날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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