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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May 07. 2024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은혜가 흐른다.

틈새

대학 시절에 산악부였습니다. 암벽등반을 하고 추운 겨울에는 빙벽을 기어올랐습니다.  한 번은 3박 4일 동안 설악산 울산 바위 릿지 등반을 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거의 처음 난 길이어서 산악인의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동기 셋이서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3일 치의 식량을 갖고 암벽장비, 침낭, 식량등 최소한의  도구를 갖고 3일 동안의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몇 백 미터 되는 바위롤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둘째 날은 거의 정상 부근에서 비박을 했습니다. 정상 부근 평평한 곳을 찾아 후렌드로 확보하고 셋이 침낭을 덮고 잠들었습니다. 셋이 나란히 앉아 저 멀리 동해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오징어배들이 바다 위에 떠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한 발짝만 디뎌도 바로 몇 백 미터 절벽입니다. 셋이 참 행복했습니다. 7월인데도 겨울 침낭을 덮고 자야 할 정도로 바위 위 정상은 서늘했습니다.


하루의 긴 등반으로 힘들었지만, 울산바위에서 속초시내를 바라보는 야경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밤안개가 걷히고, 다시 오고 하는지라 밤하늘의 별들은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밤 구름 속에 있었습니다.


사람의 인적이 없는 그 길을 걷다 보니 바위틈새에 이름 모를 야생화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에델바이스입니다. 액자에 박제되어 있던 에델바이스를 직접 눈으로 봅니다. 바위에는 버섯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꼭대기 바위틈에서 꽃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꽃은 틈새만 있으면 뿌리내리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절벽의 틈새에서도 습기를 머금고 살아갑니다. 우리 삶이 절벽에 있을지라도 습기만 있으면 삽니다. 하나님을 향해 흘리는 눈물만 있으면 말라죽지 않습니다.


[눅8:6] 더러는 바위 위에 떨어지매 싹이 났다가 습기가 없으므로 말랐고


삶의 고비에 있더라도 틈새가 있어 하나님을 향한 눈물의 습기만 있으면 다시 삽니다. 습기, 눈물로 말미암아 하나님은 삶의 절벽 위에 에델바이스를 피웁니다.


울산 바위 등반하며 중간 지점에서 멀리 설악산을 바라봅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환경주심에 감사가 흘러나옵니다. 마지막날 울산 바위 끝지점에서 장비 정리를 하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올 준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진한 더덕향이 납니다. 더덕은 홀씨로 번식하기에 더덕 군락지가 됩니다. 몇 개 캤습니다. 저녁 반찬거리로 먹었습니다. 울산 바위 릿지 등반을 마치며 가슴에는 뿌듯함이 몰려왔습니다.


높은 바위, 바위 틈새에 흔들거리며 피는 하얀 솜털난 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기 솜털 같았습니다. 습기만 있으면 삽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들어가 틈새만 있으면 삽니다. 틈새에 하나님을 향한 눈물이 있으면 회복됩니다. 삶에 깨진 틈새사이로 하나님의 은혜가 흐릅니다. 틈새 사이로 하나님의 빛이 스며듭니다. 삶의 절벽에 있더라도 하나님을 향한 틈새, 습기, 눈물이 있으면 다시 삽니다.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울 때 삶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양평에서 모닥불을 피웁니다. 불 잘 피우는 법은 바람 틈새를 잘 만들어줘야 불이 잘 붙습니다. 틈새가 없으면 연기만 나고 눈만 맵습니다. 틈새로 바람이 불어야 불이 붙습니다. 틈새가 있어야 불이 붙습니다. 모닥불에 바람 틈새를  만들어 놓으니 불이 잘 붙습니다.  바람은 거세게 불의 혀처럼 붙습니다. 모닥불이 성령 충만해졌습니다.


틈새가 있으면 불이 붙습니다. 우리 삶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갈 틈새가 있으면 은혜의 불이 붙습니다. 틈새는 다시 살아가는 힘을 얻습니다.


틈새를 통해 성령 충만한 삶을 살아갑니다. 삶에 크랙, 틈새가 나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곳에 말씀이 들어가면 다시 회복됩니다.


인생의 절벽, 바닥일지라도 틈새에 하나님 말씀이 들어가면 꽃이 핍니다. 틈새사이로 습기가 있으면 , 하나님을 향한 눈물이 있으면 다시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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