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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May 11. 2024

벤츠의 오동작

차에 대한 우상

점심 식사를 하고 오는데 갑자기 새로 산 차에 액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차 구매한 지 보름밖에 안 됐는데 액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내비게이션도 안되고 기름이 얼마 남았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약간 기울어진 곳에 세워놓았을 뿐인데, 액정이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차를 주차하고 비상등을 켠 후에 다시 시동을 걸어도 액정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비는 오고 있습니다. 비가 와서 1억 넘는 차가 액정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액정이 안 나와도 마음에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스스로 생각해도 많이 침착합니다.  인격적인 성장이었다고 혼자 생각합니다. 예전 같으면 열받고 화났을 텐데 의외로 침착했습니다. 그래도 차는 움직이니 예약해 놓은 미용실로 갔습니다. 핸드폰 내비게이션을 켜고 달렸습니다. 비 오는 토요일 오후여서 차는 막힙니다.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한꺼번에 몰려오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운전을 했습니다. 다행히 미용실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영업사원에게는 문자로 연락했고 대처 방법에 대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주말에 문자를 보내기는 해서 미안합니다. 어느 서비스센터를 가야 하는지 소개만 시켜달라고 했습니다. 토요일이라서 대부분 벤츠 서비스 센터는 오후 1시에 다 문을 닫았습니다. 근무시간에 차를 맡기고 또 찾아와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생겼습니다. 마음에는 약간 차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고 간헐적으로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액정이 나오지 않는 차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1억이 넘는 아무리 좋은 차라 할지라도 액정이 나오지 않으면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하는구나 생각해 봅니다. 차에 하나의 기능이 빠지면 무능력해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고장 난 액정을 바라보며 차 안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 묵상을 해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능력이 나한테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어디로 가야 할지 내비게이션도 동작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을 계속 달라고, 예수님이 내 삶에 계속 함께해 달라고, 성령님이 내 안에서 소멸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액정 나오지 않고 몇으로 달리는지, 내비게이션도 되지 않고  , 기름이 얼마 남은지도 보이지 않는 차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삶에 하나님이 빠지면 내 삶은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삶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얻으려면 하나님께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나아가 하나님과 끊임없는 교제를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내 곁을 떠나면 난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 힘으로는 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내가 호흡하는 것도 주님이 주시는 능력이 아니면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내 호흡도 주님이 주십니다. 숨도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쉴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행위로 인한 모든 경제 행위도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으로 발생합니다.

비 오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비가 참 많이 내립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난 후 다시 시동을 켜니 액정이 나옵니다. 화가 나기는 합니다. 한번 안되려면 안되든지 하지. 1억대 가까이 되는 차가 되었다 안되었다 하는 경우는 무슨 경우인지 또 이해가 안 됩니다.

집으로 올 때는 내비게이션과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옵니다. 차가 편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차에 대한 신뢰는 떨어졌습니다.

오면서 나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차가 오동작해서 충분히 열받을 상황인데 무척 침착했습니다. 침착하니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차가 원래대로 돌아오니 다시 일상을 살아갑니다.  추가적인 오류가 발생하지 않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월요일에 벤츠 서비스센터에 예약해 놓았는데 취소를 해야 할지 다시 가봐야 할지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사소한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는 하루입니다. 월요일에 영업사원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빌4:6-7]
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서 빌립보 교회에 편지를 보냅니다. 바울은 로마의 감금상태에서도 빌립보 성도들에게 염려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뻐하라고 권고합니다.

바울은 기도와 감사를 통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마음과 생각을 지킬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바울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염려거리들에 대해 하나님께 의지하라는 말합니다. 믿음을 통해 일상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염려를 막을 수 있는 좋은 TOOL 은 기도와 간구입니다. 기도를 통한 소통이 하나님과 연결되어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감사는 현재의 인도하심에 대한 인정입니다. 기도는 미래의 인도하심에 대한 인정입니다.

하나님과 연결되면  하나님의 평강이 마음속에 임합니다.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연결됩니다.  하나님과 연결이 되면 외부의 공포로부터 자유함을 얻습니다.


예수님을 말미암아 하나님과 연결됨에 감사하는 비 오는 오후입니다.


차가 비 맞았다고 초기화면에 멈춘 사진입니다.

비 오늘날은 지하 주차장에 고이 모셔놔야 겠습니다. 차에 대한 우상을 버리는 하루입니다.


P.S 영업사원과 통화를 했는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에 오류가 있어 그렇다고 전달은 받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안심 되었습니다. 그런데 100만원짜리 기기도 Progress Bar 를 띄우고, 에레메세지를 띄우는데 이 차는 그런 UI 는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다시 잘 타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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