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비 365] 주 앞에서 즐거워하는 개발자.

by 박동기


[사9:3] 주께서 이 나라를 창성하게 하시며 그 즐거움을 더하게 하셨으므로 추수하는 즐거움과 탈취물을 나눌 때의 즐거움 같이 그들이 주 앞에서 즐거워하오니


이사야 9장 3절은 깊은 절망의 시대에 선포된 극적인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다. 이사야 9장이 쓰일 당시는 앗수르 제국의 위협 아래 북이스라엘이 짓밟히고 극심한 고통과 흑암에 빠져 있던 시기다. 하지만 선지자 이사야는 장차 올 '큰 빛(메시야)'이 이 어둠을 걷어낼 것이라고 예언한다.


주께서 이 나라를 창성하게 할때 두가지 기쁨을 표현한다. 추수하는 즐거움 (The Joy of the Harvest)이다. 오랜 시간 씨를 뿌리고 가뭄과 비바람을 견디며 땀 흘린 농부가 마침내 풍성한 열매를 거둘 때의 기쁨이다. 이는 인내와 성실함 끝에 얻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기쁨을 상징한다.


다른 하나는 탈취물을 나눌 때의 즐거움 (The Joy of Dividing Plunder)이다. 목숨을 건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한 뒤 적의 전리품을 거두어 전우들과 나누는 기쁨이다. 이는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치열한 사투 끝에 얻어낸 짜릿하고 압도적인 승리의 기쁨을 뜻한다.


주 앞에서 (Before the Lord)는 이 모든 기쁨의 근원이 인간의 능력이 아닌 나라를 창성하게 하신 주님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하고 거룩한 기쁨이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이다.


개발자의 일상 역시 흑암(버그, 장애, 레거시 코드) 속에서 빛(해결, 배포, 최적화)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사야 9장 3절의 메타포는 개발자가 경험하는 최고의 희열과 완벽하게 맞닿아 있다.


추수하는 즐거움은 성공적인 '배포(Deployment)'와 '런칭'이다. 농부가 봄부터 가을까지 인내하듯, 개발자는 수개월 동안 기획, 설계, 코딩, 테스트의 과정을 거친다. 수많은 컴파일 에러를 잡고 QA(품질 검증) 피드백을 반영한다. 개발자는 프로그램 안정을 위해 밤을 새워 코드를 다듬는다.


개발자의 추수는 프로젝트가 프로덕션(Production) 환경에 무사히 배포된 것이다. 사용자들이 우리가 만든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하며 긍정적인 트래픽 지표가 올라올 때의 보람을 느낀다. 오랜 빌드와 테스트라는 수고 끝에 안정적인 서비스라는 열매를 거두는, 깊고 평화로운 성취감이다.


본문의 탈취물을 나눌 때의 즐거움은 치열한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과 전쟁에서 승리한 결과물이다. 개발은 때로 전쟁이다. 새벽에 갑자기 터진 서버 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메모리 누수(Memory Leak), 악의적인 디도스(DDoS) 공격 등은 개발자를 극한의 스트레스로 몰아넣는다.


개발자의 전리품은 버그를 박살 냈을 때의 짜릿함이다. 제품이 출시가 되어 시장에 나갈때 개발자는 환희라는 전리품을 얻는다. 개발자는 수십 개의 로그를 뒤지고, 스택 트레이스(Stack Trace)를 추적하며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사투 끝에 단 한 줄의 원인 코드를 찾아내어 버그를 박살 냈을 때의 짜릿함을 얻는다.


장애를 해결하고 난 뒤, 슬랙(Slack)이나 회의실에 모여 팀원들과 핫픽스(Hotfix) 성공을 자축하며 "포스트모템(장애 회고)"을 나누는 순간, 개발자들은 마치 전리품을 나누는 전사들처럼 강한 전우애와 쾌감을 느낀다. 같이 고생해서 만든 제품이 출시가 되었을 때 기쁨을 나누며 강한 전우애를 느낀다.


나라를 창성하게 하시며는 제품이 출시가 되어 폭발적으로 판매가 될 때이다. "이 나라를 창성하게 하셨다"는 것은 개발의 관점에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사용자가 늘어나고 시스템이 확장(Scale-out/Scale-up)되는 것은 개발자에게 가장 큰 영광이자 즐거움입니다. 제품이 전 세계에 팔릴 때에 큰 기쁨이 있다.


"주 앞에서 즐거워하오니" 는 '메이커(Maker)'로서의 겸손과 소명이다. 개발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Builder)이다. 내 손끝에서 나온 코드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우리는 단순한 기술적 쾌감을 넘어선 깊은 보람을 느낀다. 자신이 가진 기술과 지식이 결국 더 큰 목적(사용자의 행복, 선한 영향력, 창조주의 섭리)에 기여하고 있다는 겸손하고도 벅찬 기쁨이다. 개발자는 제품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 주님앞에서 진심으로 기뻐한다.


이사야 9장 3절이 말하는 기쁨은 오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개발자(추수)와 치열한 버그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개발자(탈취물)가 느끼는 벅찬 성취감과 같다. 그 모든 과정이 결국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더 큰 가치(주 앞에서의 기쁨)로 연결될 때 보람을 느낀다. 모든 것이 하나님 영광을 드러낼 때 가치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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