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연약함의 힘]
간절하게 원했던 소원이나 바램이 이루어진 적이 있나요? 아직 없다구요. 실은 저도 지금까지는 그랬어요. 왜 나는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화사한 꽃들이 만발한 봄풍경을 보면서 내 인생의 봄은 오기나 할까. 빛과 온도와 습도가 잘 맞아야 흙 속의 씨앗들이 너도나도 싹이 트고 꽃이 피며 열매를 맺게 된다는데, 얼마나 더 기다리고 노력해야 나라는 꽃이 피는 걸까 하면서 긴 한숨만 쉬었지요
20년 전, 제 나이 서른 쯤에 제가 꿈꾸던 마흔은요.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조촐하더라고 상사라는 타이틀도 있고, 부자는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에 아들 딸 손잡고 책도 읽고 산책하며 오손도손 단란하게 살고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러나 저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지요. 뚜렷하게 이루어낸 성과도 없고, 존재감없이 나이만 먹고, 모아둔 돈도 없고, 가정에서도 편찮으신 부모님과 귀농한 남편, 느닷없이 가장이 되어버린 나의 사십대. 생각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어요. 허무하고 막막하고 초라했습니다.
그런데요. 더 세월이 흐르고 나이 오십이 되어보니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알 것 같더라구요. 최근 절실하게 깨닫게 된 진리가 있어요
"과거의 내 경험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든다"
"모든 경험은 언젠가 필요해졌을 때를 위해 내게 온 선물이다"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벌써 감 잡으셨죠^^
저를 소개하자면 간호사로 30년 근무하고 있지만 소싯적 꿈을 버리지 못하여 아직도 문학공모와 신춘문예에 매년 도전하는 작가 지망생이랍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심리상담대학원에 입학했고요. 초록잎에 여름비 듣는 그 맑은 마음과 음성으로 상담하고 싶은 심리상담사 공부를 하고 있어요. 글로는 다 담을 수 없어 사진을 찍고요. 말로는 다 전할수 없어서 영상촬영도 배웠답니다. 녹색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가 얼마나 따듯한지 알게 되었고요. 내게로 온 그 분들의 마음에 슬픔을 남겨주두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의료봉사도 10년넘게 하고 있답니다.
항상 겸손할 것
죽는 날까지 배우기를 멈추지 말 것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것
그 사람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함든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이것을 마음에 담고 살았습니다.
제 나이 51세, 얼마 전 저는 면접을 보았고 합격을 했습니다. 귀농한 남편을 따라 농부의 아내로 살고자 했지만, 남편에게는 현실적으로 경제적지원이 더 절실했기때문에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았던 거에요. 우리 회사는 취업 조건 중에 간호사면서 상담경력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이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었요. 저는 그 공고를 보자마자 '앗, 딱 나구나!' 했습니다. 바로 지원했고,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이 되었답니다.
정말 하늘이 주신 선물인거죠.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
박노해 시인의 '길이 끝나면' 이란 시입니다. 지금은 막막해 보이고 정말 이루어 질까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계속 하다보면 어느새 절반을 넘고 마지막에 이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거에요.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그러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제 말씀을 한번 믿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꾸준히 성실하게 하세요. 지레짐작으로 단정부터 지으면 안되요.
과거의 당신이 했던 노력들이 오늘의 당신을 끝까지 손을 내밀면서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그대가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