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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rt Aug 05. 2015

혼다 슈퍼커브 110

@b_torque

시티는 

도로에서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취미로 바이크 타는 사람들은 쉽사리 타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

나도 어릴 적 배달할 때나 타봤지 그 이후론 거의 타본 적 없다.


PCX를 아주 만족스럽게 타고 있었지만 큰 박스 같은 짐을 실어야 할 때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테이프로 차체에 박스를 고정시켜야 한다) 자꾸 커브에 눈길이 갔다.

벤리110도 좋은 선택이겠지만 예전에 타본 결과 작은 휠 때문에 노면을 많이 타고 승차감이 구리며 연비도 떨어져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슈퍼커브엔 한번 앉아본 적도 없지만, 그 드높은 명성과 혼다의 신뢰성만 믿고 냅다 질러버렸다.


구입 후 며칠 타본 소감은 이렇다.

매우 가볍고 밸런스가 좋으며 자그마한 엔진 주제에 제법 고동감도 있다.

내가 타봤던 시티들은 죄다 써금써금한 배달용이라 직접 비교는 힘들겠지만 시티보다 엔진 회전이 정갈하고 변속이 깔끔하게 된다.

특히 변속감은 국산 메뉴얼에서 일제 메뉴얼 바이크로 기변했을 때 받은 그 느낌과 아주 흡사하다.


단점은 느리고, 브레이크 밀리고, 시끄럽다.

내리막에서나 최고속 100을 겨우 넘기며 평지에선 80도 버겁다.

그런 주제에 앞, 뒤 드럼 브레이크라 밀리기까지 한다.

4단 60을 넘으면 공랭 SOHC 엔진 특유의 개발살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해 시끄럽다. 

(저단에서도 특정 rpm 이상부터 굉음을 낸다)


그래도 비지니스 바이크 답잖게 여유로운 rpm으로 느긋하게 달리면 아주 기분이 좋다.

그게 너무 저속이라 좀 아쉽지만 요즘 할배주행이 버릇이 되어 나쁘지 않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그에 걸맞는 캐스팅 휠도 마음에 든다.

쓸데없이 덩치를 키운 시티110과 달리 반세기 이상 개선되어 황금비율을 찾은 지금의 모습이 딱 좋다.


집에 오는 길엔 편의점에서 산 음료수 봉지를 괜스레 왼손에 든 채로 달리며

혼다 소이치로의 배려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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