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지 않은데, 해야 하는 순간

상황에 맞는 페르소나, 리더의 진짜 무기



저는 NBTI가 I라서요, 원래 말이 없는 편이예요. 그런데 팀장이 되니까 회의를 이끌어야 하잖아요. 10명 앞에 서면 너무 어색해서...
이게 진짜 제 모습이 아닌 것 같아 괴로워요.

팀 코칭에서 만난 5년 차 팀장 F님의 고백입니다.

1:1로 만났을 때 정말 다정하고 좋은 리더입니다. 경청도 잘하고, 공감도 깊이 하고, 팀원들의 고민을 세심하게 들어주는 분이죠. 하지만 팀 회의를 참관했을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목소리는 작아지고, 시선은 자료에만 고정되고, 팀원들의 의견이 엇갈릴 때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회의를 끝냈습니다. 팀원 분들과의 1:1 인터뷰 중 몇몇 팀원은 이렇게 이야기했죠.


"팀장님은 좋은 분인데, 리더십이 약한 것 같아요."


팀장님 본인은 성향의 차이니 이해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팀원은 '리더십' 부족이라고 여겨서 억울한 상황, 혹시 없으신가요?


하지만, 만약 '나다움'이 고정된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꺼내쓸 수 있는 '서랍' 같은 것이라면 어떨까요?

아마 하는 일을 변경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이전과 지금의 MBTI가 변한 경험을 가지신 분도 계실거예요.


심리학자 댄 맥아담스(Dan McAdams)는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자아가 아니라 여러 자아를 가진 존재다."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

- 부모 앞에서는 자녀

- 자녀 앞에서는 부모

- 친구들 앞에서는 동료

- 상사 앞에서는 부하

- 부하 앞에서는 리더

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 진짜 당신이지요.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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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리더의 모습을 꺼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진짜 자신감 아닐까요?


1. 페르소나는 거짓 가면이 아니라 나다움의 확장이다.


페르소나(Persona)는 원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후, 심리학자 칼 융에 의해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본래 성격(자아)과는 별도로 외부에 드러내는 태도나 성격의 의미로 사용됐죠.


하지만, 앞서 댄 맥 아담스의 설명처럼, 우리 안에는 다양한 자아가 있으며, 이 자아는 상황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오는 페르소나는 자신을 숨기는 가면이 아니라 내 안의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확성기'가 되어 나의 역량을 확장시켜 줍니다.


퍼포먼스 전문가 캐시 살릿(Cathy Salit)은 20년 넘게 CEO들을 코칭하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성공한 리더들은 하나같이 "상황에 맞는 페르소나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었다는 거예요. 전략 회의에서는 분석적인 사고가, 위기 상황에서는 단호한 결단력이, 팀원과의 대화에서는 공감적 경청이 필요하죠.

그들은 이 모든 모습을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마치 배우가 무대 위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듯이요.


image.png 신뢰와 권위를 보여줘야 할 때, 전략적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할 때, 공감을 통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해야 할 때, 내 안의 여러 목소리를 인식하고 확장할 때 자신감이 커집니다.

F리더님에게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가장 자신있게 활동했을 때가 언제인가요?" 라고 질문을 드렸어요.

잠시 생각하더니, "대학 동아리 활동할 때는 축제에서 경매도 진행하고, 의견 충돌도 조율하고... 그 땐 정말 자신감이 넘쳤어요"라고 답하시더군요.

"그때는 왜 자신감이 있었을까요?" 제가 되물었습니다.

"음... 제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부담 없이 즐겼던 것 같아요."

"그때의 당신도 지금의 당신도 같은 사람이에요. 단지 그 페르소나를 최근에 안 쓰고 있었을 뿐이죠."

F님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지금 상황에 필요한 역할을 위해 나에게 없는 걸 꺼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모습을 꺼내 단련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수월하니까요.


2. 행동이 생각을 바꾼다

정체성 전문가인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허르미아 이비나 교수(Herminia Ibarra) 교수는 말합니다.


새로운 역할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리더들의 공통점:

- 처음엔 "나답지 않다"고 느꼈지만

- "일단 해보자"며 그 역할을 연기했고

- 시간이 지나자 그게 '진짜 자신의 일부'가 되었다


반면 실패한 리더들은:

-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며 시도조차 안 했다

- 익숙한 방식만 고집했다

- 결국 새로운 역할에 적응 못 했다


이바라 교수는 이를,

"Acting Your Way into a New Way of Thinking"

다시 말해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함으로써 새로운 사고 방식으로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지금 전에 해보지 않은 새로운 역할 때문에, 힘드신가요?

그럼 먼저 그 역할을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우선 해보셔야 해요!

이게 원래 참된 나인지를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 행동을 해보라는 거죠.


대신 방법이 있습니다. 마치 연기자가 캐릭터에 익숙해지기위해 하는 것처럼, 연기 연습을 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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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기연습은 크게 세 단계입니다.


첫째, 롤모델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관찰하기

평소 존경하는 리더를 떠올리셔도 좋고, 내가 보완하고픈 영역의 전문가를 떠올리셔도 좋아요.

세 명 정도 떠올리시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는지 적어보세요.

언어 뿐 아니라, 제스처와 목소리 톤, 눈빛 등 전체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떠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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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스크립트 적어보고 리허설 하기

마치 연극 대본처럼, 어떻게 할지 적어보세요.

거울 앞에서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해보세요. 5번 이상 연습하면 내 스타일로 표현이 가능해지실 거예요.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수 백번씩 리허설을 하는 이유는, 대사를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에 베이게 해서(Muscle Memory)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한것임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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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페르소나 기록하기

페르소나를 사용하기 전과 후, 다이어리에 간략히 기록합니다.

월요일 아침 팀 회의:

- 페르소나: '구조를 잡는 회의전문가'

- 행동: 회의 시작 시, 목적과 아웃풋, 아젠다에 대해 공유하고 시작.

- 결과: 회의가 예전된 30분 안에 말끔하게 마무리 됨. 모두 만족스러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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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페르소나의 캐릭터와 3가지 주요 특징을 간략히 씁니다.

- 오늘 어떤 페르소나를 썼는가?

-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가?

- 어떤 느낌이었는가?

그러면 이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할거예요. 그러면서 어느순간 연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나의 정체성으로 어느새 확장되어 가고 있는 나의 여정을 발견하실 겁니다.





3개월의 팀 코칭이 끝날 때, F님이 제게 말했습니다.


"처음엔 '내향적인 나'와 '팀을 이끄는 나'가 다르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어요. 근데 이제 알았어요. 제 안에 원래 여러 모습이 있었다는 걸요. 이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제 스타일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팀장으로서의 제 역할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F님 팀원들도 변화를 느꼈습니다. "팀장님이 달라지셨어요. 이제 정말 우리팀을 이끄시는 것 같아요."


다양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동시에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나'를 끌어내 나를 확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저한테는 너무 익숙치 않아서요.."라는 생각이 들 때는,

"행동이 생각을 바꾼다"는 허르미니아 교수의 말을 되새기면서,

지금까지 덜 써 온 나의 자아를 실험해 보세요!


당신 안에도 다양한 모습이 이미 있습니다. 단지 아직 무대에 올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리더십이라는 무대에서, 오늘 어떤 당신을 보여주시겠어요?

연기는 거짓이 아닙니다. 당신 안의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지금 바로

1. 롤 모델 3명을 적어보시고,

2. 어떤 모습을 따라할 지 대본을 구성해보세요.

3. 그리고 내가 사용한 페르소나가 어떠했는지 소감을 이후 적어보세요.

이로써, 여러분의 페르소나 확장의 1단계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말보다 더 강력한 신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당신의 몸, 시선, 목소리가 어떻게 자신감을 만드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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