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가의 시작, 코로나 너 때문에.

by 김크크

코로나 시기,

남편의 직업은 흔히 말하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는 직군이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7년간 육아에만 전념하던 나는 슬슬 일을 시작해 가계에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남편이 말했다.

"장모님 댁으로 합가 하는 게 어떨까?"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나의 대답도 애매모호했다.

애매모호한 대답 속에는 싫다의 뉘앙스가 더 강했다.

어릴 적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건 내게 너무도 큰 거부감으로 다가왔으니까.

내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결혼을 택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들어가자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의 합가는 시작부터 어딘가 삐걱댔다.

남편은 제안만 던진 뒤, 나와 제대로 논의할 틈 없이 바로 집 전세를 인터넷에 올려버린 것이다.

그마저도 시세보다 높게 올려, 설마 나가겠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날 아침, 집을 보러 오겠다고 당장 계약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황당했다. 나와 상의도 없이 이런 중요한 결정을 내리다니.

분노와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우리의 운명인 걸까? 모든 게 이렇게 흘러가도록 정해져 있었던 걸까?'


그렇게 집이 전세로 나가버리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자세한 계획도 결심도 서기전에,

친정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합가라는 여정은 그렇게 어수선하게 시작되었다.

상황도, 나의 마음도, 어수선....

수, 목, 금 연재